오존 연구, 과학적 모니터링과 정책 연계가 핵심

2025-09-1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매년 9월 16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오존층 보존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과학에서 글로벌 행동으로”이며, 과학적 발견이 수십 년간 오존층 보호를 위한 국제적 정책의 토대가 되어왔음을 강조한다.

독일 율리히연구센터(Jülich Research Centre) 성층권 기후 및 에너지 시스템 연구소(ICE-4)의 옌스-우에 그루스(Jens-Uwe Grooß) 박사는 국제 오존 위원회 위원으로 수년간 오존 연구를 이끌어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존층의 중요성과 연구 지속 필요성을 설명하며, 몬트리올 의정서 발효 38년이 지난 지금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루스 박사는 “오존층은 해로운 자외선을 걸러내 생명체를 보호하는 지구의 필터”라며 “오존층이 없다면 피부암 발병률 증가뿐 아니라 농업과 생태계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클로로플루오르카본(CFCs)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으로 퇴출됐으나, 긴 수명 탓에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은 앞으로도 40~50년간 매년 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오존 위원회는 오존층 연구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기후·대기 연구 자금 지원이 줄면서 지상 관측소 운영과 위성 장비 유지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스 박사는 “과거 1950년대부터 꾸준히 이루어진 남극 오존 관측이 없었다면 오존 구멍 발견은 훨씬 늦어졌을 것”이라며 “새로운 환경 위협을 조기 포착하려면 관측망과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연구 현장에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도 남아 있다. 예컨대 극지 성층권에서 측정되는 염화수소(HCl)의 급격한 감소 현상은 기존 대기 모델로 설명되지 않았다. 이에 율리히 연구팀은 성층권 화학 반응을 보완한 새로운 모델(CLaMS)을 제시해 불일치를 해소하고, 미래 오존층 변화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그루스 박사는 “몬트리올 의정서는 국제 외교의 대표적 성공 사례지만, 이산화탄소 증가와 기후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1980년대의 대기 상태를 그대로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기후와 오존의 상호작용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슈퍼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만큼 신뢰할 수 있는 관측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위성 장비의 노후화로 지상 기반 관측이 더욱 필요하다. 새로운 ‘오존 구멍’과 같은 예기치 못한 현상도 결국 꾸준한 관측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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