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겨울의 문턱에 서 있다. 이런 환절기엔 더욱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허리는 뻣뻣하고, 오래 걸으면 종아리가 당기고, 다리로 찌릿한 통증이 내려오기도 한다.이런 증상은 날씨가 흐리거나 습하고 혹은 추위가 몰려오면 더 심해진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가 소경활혈탕이다.
소경활혈탕은 이름 그대로 소경(疎經 :굳어버린 길을 풀어주고)하고, 활혈(活血 막힌 혈액이 다시 잘 흐르도록)하는 처방이다. 즉, 순환이 막혀서 통증이 생긴 길을 다시 열어주는 처방이다.

소경활혈탕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로 막힌 곳을 풀어주는 역할이다. 오래된 통증에는 ‘어혈’이라고 해서 딱딱하게 굳은 혈액 찌꺼기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당귀, 천궁, 작약 같은 사물탕(피를 만들고 순환시키는 처방) 계열 약재와 도인(복숭아씨) 등이 이 굳은 혈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순환을 도와 통증을 줄여준다. 둘째로 몸속 습기를 말끔히 정리하는 역할이다. 통증이 오래가는 분들은 “몸이 무겁다”, “눅눅하다”고 표현하곤 한다. 백출, 복령, 진피 같은 약재는 몸의 습기를 빼서 몸을 가볍게 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하며, 굳고 막힌 데서 오는 통증을 가라앉힌다.

소경활혈탕을 쓸 대상은 1. 좌골신경통으로 다리 바깥쪽이 찌릿하게 아픈 분, 2. 날씨가 흐리면 통증이 심해지는 분, 3. 밤에 유독 허리·다리가 더 아픈 분, 4. 오래 서 있으면 종아리가 저릿하거나 쥐가 잘 나는 분, 5. 다리가 무겁고 내려가는 통증이 있는 분 등이다. 임상에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에도 보조적으로 쓰기도 한다.
주의사항은 성분 중에 도인이 혈류를 강하게 움직이게 하므로 임산부나 출혈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을 삼가야 한다. 또한 발열이 심한 급성기 염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몸의 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기고 통증이 오래되면 경직이 일어난다. 이때 쓸 수 있는 소경활혈탕은 경직을 풀고 흐름을 회복시키는 처방이다.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통증이 완화되면 몸은 다시 자신의 리듬을 되찾는다. 이 겨울엔 몸과 마음이 부드럽게 잊힌 리듬을 되찾으시길.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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