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을 중심으로 한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세계 최대 불법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림이스트’가 적발·폐쇄됐지만, 복제 사이트가 잇따라 생겨나며 불법 중계 근절은 요원하다고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이 최근 전했다.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성인 인구 9%인 약 470만 명이 최근 6개월 동안 불법 스포츠 중계를 시청했다. 2년 전보다 약 20만 명 증가한 수치다. 이중 78%는 축구 불법 중계를 본 것으로 응답했다. 불법 시청 경로는 △무허가 웹사이트(42%) △인터넷TV 기기(31%) △SNS 실시간 방송(20%) 순이었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해에만 불법 생중계 링크를 66만번 차단했다.
이 같은 불법 시청 확산에는 ‘토요일 오후 3시 중계 금지 제도(3pm blackout)’도 한몫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고브(YouGov) 조사에서 축구 팬의 57%가 제도 폐지를 원한다고 답했다. 1960년대 도입된 이 제도는 하부리그 관중 감소를 막기 위한 조치다. 오후 2시45분~5시15분 사이 경기장에 오는 관중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 중계를 금지하는 게 골자다 팬들은 “중계 제한이 오히려 불법 시청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지난 8월 세계 최대 불법 스포츠 중계 사이트 ‘스트림이스트’가 국제 공조 수사로 폐쇄됐다. 모션픽처협회(MPA) 산하 단체인 ACE(Alliance for Creativity and Entertainment)는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카이로 인근에서 사이트 운영자 2명을 체포했다. 해당 사이트는 월간 이용자 1억3600만 명, 연간 방문 수 12억~16억 회에 달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수사팀은 암호화폐 이동 기록을 추적해 이집트 내 IP 주소와 연결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자금은 아시아·두바이 등으로 분산 이체됐으며 압수된 자산에는 현금·암호화폐 약 45만 파운드와 노트북 3대, 스마트폰 4대, 신용카드 10장이 포함됐다. ACE는 “스트림이스트가 단일 웹사이트가 아니라 하나의 불법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에 폐쇄된 사이트도 과거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이 2024년 폐쇄한 버전 이후 등장한 복제판이다. ACE 조사관 다니 바크사는 “이런 사이트들은 단순한 저작권 침해를 넘어 자금세탁, 탈세, 조직범죄와 연결돼 있다”며 “국제 공조와 법 집행을 강화하지 않으면 같은 이름의 복제판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결국 불법 중계 확산의 근본 원인은 비싼 유료 구독료, 제한된 중계권 구조, 제도적 공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합법적 시청 경로를 확장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없이는 불법 시청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