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가 드러낸 어빈, 박병호와 언쟁은 옥에 티…문화적 차이?

삼성 상대로 7이닝 무실점, KBO리그 데뷔승 달성

7회 이닝 마치고 박병호와 언쟁으로 일촉즉발

흥분 상태 인정, 사과의 뜻도 내비쳐

KBO리그에 입성한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2경기 만에 진가를 드러냈다.

어빈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팀의 2-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어빈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서 28승(40패)을 거둔 투수로 KBO리그 입성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2일 SSG랜더스와의 KBO리그 데뷔전서 5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하며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홈 데뷔전에서만큼은 이름값을 했다. 1회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2회와 3회 병살타와 직선타 더블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4회와 5회 연속 삼자범퇴 이닝으로 기세를 올린 어빈은 마침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6회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7이닝을 책임졌다.

7회가 가장 위기이자 논란의 이닝이 됐다. 1사 후 강민호에게 2루타를 내준 어빈은 실점 위기서 디아즈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박병호에게 우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워닝 트랙에서 잡혀 이닝을 끝냈다.

곧바로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마운드를 내려가던 어빈이 1루로 향하던 박병호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고, 이에 흥분한 박병호가 어빈과 언쟁을 벌였다.

양 팀 포수 양의지와 강민호가 두 선수를 말리며 다행히 벤치클리어링까지는 이어지지 않았고, 별다른 문제 없이 상황은 종료됐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어빈은 팬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려 호응을 유도하는 등 계속해서 흥분된 상태를 유지했다.

경기 후 당시 상황을 돌아본 어빈은 “7회를 잘 마무리해 흥분한 것도 있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흥분하기도 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내일 박병호 선수를 찾아가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혔다.

박병호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중계 카메라에 잡혔을 수도 있는데, 그 말을 다시 하고 싶진 않다”고 답했다.

기대에 부응하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준 어빈이지만 자신이 충동적으로 내뱉은 말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칠 정도로 마무리가 좋지 못했던 부분은 이날 경기 유일한 ‘옥에 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