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하며 남 탓, 국정은 자화자찬, 권성동의 후안무치

2025-02-1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2·3 비상조치가 왜 내려졌는지 따져 봐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했다. 내란으로 나라와 민생을 구렁텅이에 빠뜨린 윤석열을 감싸는 것도 모자라, 그 책임을 야당에 떠넘긴다니 이런 철면피가 있나. 영락없는 ‘그 대통령에 그 정당’이다.

권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소추와 구속 기소까지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권 원내대표 말대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사과하고, 국가적 혼란을 수습하고, 경제·민생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내놓아야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의회주의·삼권분립·법치주의를 모두 무너뜨려 국정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면서 민주당에 내란의 책임을 물었다. 무얼 사과하는 건지 진정성도 염치도 실체도 없고, 상식적인 대다수 국민들이 그런 궤변에 속아넘어갈 거라고 보는 것인가.

이 와중에 ‘윤석열 정부 3년 성과’라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것도 가관이다. 권 원내대표는 거시경제 안정, 건전재정 추진 등을 성과라고 했는데, 부자감세 등으로 지난해에만 30조80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4%포인트 내린 1.6%로 전망했다. 서민·골목 경제는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다. 윤석열 실정을 반성해야 할 여당이 내란 사태로 더 깊어진 경제·민생 위기에 이런 인식을 하고 있으니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권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이끌어온 보수 정당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지금 국민의힘을 보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절연하기는커녕 그를 찾아가 ‘나치’ 같은 선동과 거짓말·요설을 퍼나르고 있다. 헌법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를 흔들고, 보편적 상식을 거스르는 극우 세력과 결탁하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이겠지만, 국민 눈에는 민주화 이후 지금 국민의힘보다 부끄러운 보수 정당은 없었다. 끝내 반성과 성찰 없이 윤석열 방탄에 매달리고,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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