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이 유머 감각 부족한 이유

2024-07-04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얼마 전 타계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 첫 구절이다. 누군가에 있어, 먼 훗날 자신을 단련시킨 밑거름이 되었다고 고백할 날이 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게 바로 가난 아닐까 싶다.

지난 1일 <굿모닝충청> 유튜브 ‘충청을 움직이는 사람들(충음사)’에 출연한 최충규 대전 대덕구청장 역시 가난의 무게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최 청장은 ‘내 인생의 사진 3컷’ 순서에서 “제 인생 스토리를 얘기하면 자랑할 것도, 내세울 것도 없다”며 “우리 세대와 마찬가지로 많이 어렵게 살아온 사람 중 한 명이다. 기본적으로 어렸을 때 사진이 거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과 외식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최 청장에 따르면 원래대로 대학에 들어갔더라면 80학번이어야 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늦어져 83학번으로 한남대(야간)에 입학했다는 것.

특히 직장생활과 특례보충역까지 하면서 주경야독으로 대학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등록금을 낼 여력이 없었고, 졸업 역시 1988년에서야 가능했다고 한다.

최 청장은 졸업식 사진을 먼저 꺼내며 “CC였던 아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는 대학을 졸업 못할 줄 알았다.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회고했다.

최 청장은 이어 6년 연애 끝에 한 1990년 6월 17일 결혼식 사진과 관련 “부모님께 10원도 도움 안 받았다. 아내도 어려워 살림살이를 다 외상(할부)으로 끊어서 TV와 냉장고, 장롱 등을 구입했다”며 “방 얻을 돈도 없어서 사무실에 합판으로 두 평 남짓하게 만들고 바닥에는 전기장판을 깔아 신혼생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 남녀의 모습은 웃고 있었지만 삶의 고단함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최 청장은 “딸 둘을 키우면서 제가 가장 못해 본 것 중 하나가 여행이었다.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였다”며 “(큰맘 먹고) 경주와 서울로 가족여행을 갔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최 청장은 ‘솔직토크’ 순서에서 “나의 유머 점수는 100점 만점에 몇점?” 질문을 받고 “낙제점”이라며 “그것도 환경의 문제인 것 같다. 저는 웃는 사진이 별로 없다. 노래도 슬픈 노래를 많이 부른다. 사진관에서 웃으라고 하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다”며 수줍게 웃음을 지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최 청장은 민선8기 전반기 대표 성과로 ‘대덕형 마을돌봄 사업’을 꼽은 뒤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 청장에 따르면 이 사업은 대덕에서 나고 자란 구민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어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가난한 삶을 살았던 최 청장의 입장에서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구정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충음사’ 최 청장 편 유튜브 전체 영상은 오는 8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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