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76)의 장녀 이선영 씨(48)가 메디커뮤니케이션 대표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인제약은 ‘이가탄’으로 유명한 제약사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선영 대표와 이행명 회장의 차녀 이자영 씨(44)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한때 명인제약으로부터 다수의 일감을 수주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메디커뮤니케이션과 명인제약의 거래 관계는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실적도 예전 같지 않다. 이선영 대표가 메디커뮤니케이션 실적 상승을 이끌지 재계 관심이 집중된다.

이선영 대표는 2023년 3월 명인제약 사내이사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4년 3월 돌연 명인제약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후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선영 대표는 2005년 메디커뮤니케이션 설립 당시부터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약 20년 동안 사내이사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동생 이자영 씨도 메디커뮤니케이션 설립 당시 사내이사에 취임했지만 2019년 3월 사임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선영 대표와 이자영 씨가 각각 지분 52%, 48%를 가진 광고 대행사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그간 명인제약의 광고를 수주하며 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감사보고서에는 두 회사의 구체적인 거래 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
명인제약은 광고 수주 논란이 불거지자 2019년 자회사 ‘명애드컴’을 설립했다. 명인제약의 광고 물량도 대부분 명애드컴으로 옮겨갔다. 이 때문에 메디커뮤니케이션은 2018년 광고 사업에서 38억 4659만 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2019~2020년에는 광고 사업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다시 광고 매출이 발생했지만 그 규모는 10억 원도 되지 않는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부동산 임대 사업도 하고 있다. 2015년 8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명인타워(옛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빌딩)를 938억 원에 매입했다. 2014년 말 기준 메디커뮤니케이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073만 원에 불과했다. 이에 명인제약이 은행에 지급보증을 섰고, 이행명 회장이 메디커뮤니케이션에 자금을 대여해 명인타워 인수를 도왔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2016년 명인타워 지분 48%를 명인제약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부채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명인제약이 이행명 회장 자녀들을 지원하기 위해 편법 거래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세청은 2022년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하고 세무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후 명인제약 세무조사와 관련해 발표는 하지 않았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광고 사업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임대 사업 덕에 매년 60억 원대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부동산 전문 업체도 아니고, 임대업이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도 아니다. 그렇다고 광고업계에서 특별히 두각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명인제약에 비하면 매출이나 자본 규모도 크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실적을 개선하려면 본업을 강화하거나 신사업을 해야 하는데 회사 규모로 봤을 때 대대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선영 대표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 만큼 메디커뮤니케이션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본업인 광고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명인제약 외에 다른 고객사를 모집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것이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명인제약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연임 성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PBR 1배" 선언, 추이 살펴보니
· 기업이 '돈 안되는' 사회 복지에 AI 접목하는 까닭은?
· [실손보험 긴급진단] ① 국민 70% 가입한 '제2 건강보험', 보험금은 9%가 독식
· [단독] 김상열 호반그룹 전 회장, 모친 유산 둘러싸고 형제간 소송전
· 회원 200만 오아시스가 2800만 티몬 인수하면 쿠팡처럼 될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