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전성시대②] 뉴욕은 지금 냉동김밥 열풍…"값싸고 맛있고 건강해서 좋아요"

2024-11-02

미국 뉴욕 맨해튼 마트·한인타운 돌아보니…한식 관심↑

올해 상반기 농식품 수출 47.7억달러…냉동김밥 '인기'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농수산식품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 전통적인 수출효자 김치를 필두로 라면에 과일, 최근에는 냉동김밥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말 그대로 'K-푸드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산을 모방한 이른바 '카피캣(Copycat·모방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지적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현주소를 진단하고 지속적인 발전 방안을 짚어본다.

[뉴욕=뉴스핌] 이정아 기자 = "Cheap, Delicious, and Healthy(값싸고, 맛있고, 건강하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 32번가에 위치한 대형마트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서 만난 매튜(matthew) 씨는 한국의 냉동김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물가가 높은 뉴욕에서 김밥은 매우 싼 데다 맛있고 건강하기까지 하다"며 "매일매일 냉동김밥을 즐겨 먹는다. 먹는 방법도 전자레인지 20~30초 해동만 하면 되니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K-POP 등 한류 열풍에 이은 K-FOOD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K-문화에 대한 관심이 식문화에까지 미친 것이다.

한국의 냉동김밥은 '3.99달러(한화 약 5500원)'라는 가성비를 앞세우며 미국 소비자들의 식탁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고 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평균 10달러(한화 약 1만3800원)를 지출해야 하는 미국인들에게 냉동김밥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대체재다.

그동안 고추장·비빔밥·김치 등 전통적인 K-FOOD에 머물렀던 관심이 냉동김밥의 등장으로 더 확대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냉동김밥을 중심으로 한 쌀가공식품의 수출액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농식품 수출액은 4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44억7000만달러) 대비 6.7%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쌀가공식품이 농식품 수출 열풍을 이끌었다.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9680만달러) 대비 41.4% 급증한 1억369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쌀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어선 건 올해가 최초다. 시장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7억368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17.0%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냉동김밥의 인기는 현지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트레이더 조에서 근무하는 미겔(Miguel) 씨는 "SNS인 틱톡(TikTok)에 한국 냉동김밥에 대한 영상이 올라왔고, 그 이후로 냉동김밥을 찾는 손님들이 물밀듯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더 조에서 일하면서 하루에 냉동김밥 코너에 김밥을 5~7번 정도 다시 채워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칸을 한 번 채우면 30분 만에 품절된다"고 전했다.

트레이더 조에서는 냉동김밥 뿐만 아니라 한국 파전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파전 또한 '3.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 음식으로 미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미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지역본부장은 "워싱턴D.C. 트레이더 조에서 한 남성이 파전이 없다고 직원에게 항의를 한 걸 본 적이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예전과 달리 떡볶이, 파전의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한인타운도 한식을 맛보려는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식 치킨을 판매하는 비비큐 치킨(BBQ Chicken) 매장은 발디딤 틈이 없었다. 이곳에서는 완성된 치킨을 포장해 근처 테이블에서 먹는 구조로 삼각김밥, 도시락,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사이드로 판매하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유학생 김나영(24) 씨는 "제가 유학을 오기 전만 해도 한국을 모르는 미국인들이 많아 한국인들이 정착하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며 "저는 친구들이 먼저 한식당을 같이 가자고 한 경험이 많다. 가면 갈수록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그런데 김밥을 스시로 헷갈리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고, 특히 냉동김밥을 따라 하는 일본 기업이 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며 "한식이 인기를 얻어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처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윤 본부장은 "최근 K-FOOD와 함께 아시안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과 태국, 중국의 추격이 무섭다"며 "모처럼의 기회를 활용해 지금의 K-FOOD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다짐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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