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흙의 날(3월11일)’은 흙의 소중함을 알리고 건강한 토양 보전의 필요성에 공감하기 위해 2015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그동안 흙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역사로 본 흙 살리기 성과와 시사점’을 시작으로 ‘토양 건강과 미래 농업’ ‘토양과 기후변화’ ‘탄소중립 시대의 흙’ 등 시대적 과제를 반영한 주제를 선별해 논의를 가져왔다.
지난 10년, 지속가능한 농업과 환경 보전, 토양 건강 유지, 농업 생산성과 가치 향상을 위한 정부·농민·연구자·국민이 함께 노력하자는 다짐을 모아왔다. 논의 자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토양관리, 토양 탄소저장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건강한 토양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실천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토양 관리시스템은 크게 발전했다. ‘흙토람’이라는 토양환경 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전국의 토양 특성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비료 사용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확산할 수 있었다.
정밀농업 기술의 발달로 각종 센서와 원격 분석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이 확대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밭 가뭄 정보, 물·비료 이용효율 증진 기술, 토양 탄소저장 기술 등의 연구도 무르익었다. 이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농자재 사용을 줄여 환경보호에 이바지하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토양오염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농경지의 토양 유실과 지력 감소, 농촌인구 감소 등의 문제는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다가올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의 10년은 그다음 100년을 결정지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스마트 토양 관리의 확대는 농업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며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정밀농업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토양 상태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영농방안을 제공하는 디지털 토양 관리시스템의 활용이 필요하다. 바이오차·친환경농업 등을 확대해 토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흙이 있어야 생명도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흙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보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흙을 보호하는 것은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필수사항이다. 흙의 날 10주년을 맞이하며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그리고 건강한 흙, 행복한 지구를 위해 우리의 실천이 중요한 때다.
이승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