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방해 안할게요” 복귀 의대생들, 서약서 쓴다…‘특혜 논란’ 여전

2025-07-23

유급대상자 2학기 복귀 전망…의대들, 서약서 요구

집단 휴학을 끝내고 복귀하는 의대생들에게 각 의대가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고,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반대 여론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회의에서 복귀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공통 서약서 양식을 만들고 각 대학에 배포했다.

서약서에는 복귀 의대생들이 향후 학교 수업을 성실히 듣고, 이미 복귀한 의대생들의 수업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학칙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도 담겼다.

실제 전북대는 전날 수업 복귀를 앞둔 의대생들에게 ‘집단 따돌림’ 등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서약서를 발송했다. 다른 의대들도 각 대학 상황에 맞게 서약서를 수정해 순차적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 수업을 거부하던 의대생들은 먼저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을 ‘감귤’(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의대생) 등의 용어를 쓰며 비난한 바 있다. 또 복귀 학생을 대상으로 보복을 예고하는 게시글도 등장해 교육부는 지난 10일 경찰청에 이를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서약서 제출은 의대 내부 질서 회복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규모 유급생들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을 오는 24일 발표한다.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에는 8000명에 달하는 유급 의대생들에게 유급 처분은 그대로 하되 올 2학기 수업부터 당장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유급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 가능성에 의대 안팎에서 반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주요 보직 교수들은 지난 16일 기존 복귀생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보직 사직서를 학교에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학칙까지 바꿔가며 유급 대상자들을 학교에 복귀시키는 것은 ‘수업거부 투쟁’을 접고 이미 1학기에 복귀한 학생들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특혜 반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지난 17일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에 대한 동의자는 이날 기준 5만명에 이르고 있다. 청원인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복귀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의료계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며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교육과 수련을 스스로 거부한 후 복귀를 요구하며 특혜를 기대하는 모습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국민적 박탈감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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