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민심은 어디로···‘보수 텃밭’ 대구, 사전투표 소극적 ‘전통’ 이어지나

2025-05-29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도 아침 일찍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출근 전 투표를 마치려는 이들이 많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전반적으로 투표에 소극적인 분위기였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8시30분쯤 찾은 수성구 지산2동 사전투표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60대로 보이는 남녀가 2층 회의실에 마련된 투표소로 향하자 투표 사무원들이 이들에게 관내·외 선거인인지 여부를 묻고 투표지를 나눠 줬다. 기표소에 잠시 머문 이들은 신중한 표정으로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자리를 떠났다.

투표 사무원은 “이른 아침부터 비교적 젊은층 위주로 많은 시민이 다녀갔다”면서 “지금은 상대적으로 발길이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에서는 투표소 150곳에서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지산2동 사전투표소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651명(관내 542명·관외 109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에 나선 이들 중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의견이 적지 않았다.

안모씨(72·달서구 상인동)는 “(김문수 후보가) 솔직히 마음에 쏙 들지는 않지만 민주당을 찍어주면 되겠나. 민주당 뽑으면 ‘나라 망한다’는 정서가 많다”면서 “우리 세대는 대부분 국민의힘 찍는다”고 말했다.

반면 불법 비상계엄 등을 이유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국민의힘 이외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는 시민도 많았다.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투표소를 찾은 이모씨(35)는 “이번 대선이 어떻게 치러지게 됐는지 잊어버린 대구시민이 많은 것 같아서 답답하다”면서 “(TK에서) 보수 표만 계속 몰아준다면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견제와 균형을 바라는 마음에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6·3 대선의 대구지역 사전투표율은 역대 다른 선거와 마찬가지로 저조한 수준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구에서는 선거인 수 204만9078명 중 9만1324명이 투표를 마쳐 4.4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전국 평균은 7.0%였다.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에서는 부정선거를 우려하며 사전투표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대구는 2022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하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택시기사 박모씨(65)는 “아무래도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니까 (사전투표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여기에다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높고 보수 표가 갈리다 보니, ‘게임 끝났다’는 생각에 투표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출근 전 투표를 마쳤다는 허모씨(48·학원강사)는 “대구가 선거 때마다 사전투표율이 꼴찌라고 들었는데, 주권자로서 가장 중요한 권리가 투표라고 생각한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면서 “많은 시민이 나와 내 가족,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사전투표소 안전 관리를 위해 경찰 인력 700여명을 투입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소에 경찰 인력을 고정 배치해 위법 행위를 엄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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