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이티이엔지 M&A] 나노캠텍 ‘주가조작 세력’의 귀환①

2025-02-05

변경 예정 최대주주, 과거 무자본 M&A 부정거래 혐의

나노캠텍·마제스타···중국계 자본과 무자본M&A 이력

창업주 유고 후 무자본 M&A 세력 등장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에스에이티이엔지의 인수합병(M&A) 주체로 나선 법인이 과거 중국계 자본의 무자본 M&A 및 주가조작에 연루됐던 심익호씨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곳으로 확인된다. 심씨는 과거 나노캠텍에서 공시위반 및 무자본M&A에 따른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무자본 M&A 세력 타깃됐나···창업자 유고 경영권 매각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에이티이엔지 임경숙 대표와 소세영 이사는 지난달 3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임 대표와 소 이사는 각각 소진석 에스에이티이엔지 전 대표의 아내와 아들로 지난해 8월 소 전 대표가 별세하면서 에스에이티이엔지 등기이사에 올랐다.

임 대표와 소세영 이사는 보유지분 33.27%(732만4297주) 전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글로벌씨앤디 △리드플래닛 △이노베이션 △와이에이치투자조합 1호 4개 법인 및 투자조합이 각각 지분 8.32%씩을 인수할 계획으로 잔금지급은 다음달 31일로 예정됐다.

에스에이티이엔지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은 창업주인 고 소진석 전 대표의 별세 이후 다소 갑작스럽게 이뤄진 면이 있다. 임 대표와 소세영 이사는 소진석 전 대표의 지분 상속이 완료된 당일(1월3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창업주인 소진석 전 대표 유고 이후 지분 상속과 동시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임 대표와 소세영 이사는 에스에이티이엔지 매각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 조차 인정받지 못했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의 주당 양수가액은 1434원이다.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직전일 에스에이티이엔지 주가가 1498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최소한의 경영권 프리미엄도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새 최대주주로 예정된 곳은 글로벌씨앤디라는 법인이다. 글로벌씨앤디는 구주 8.32%(183만1078주) 인수와 함께 에스에이티이엔지에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증 납입일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 잔금 체결 전인 오는 17일로 예정됐다. 납입이 완료되면 임경숙 대표와 소세영 이사가 보유한 주식(732만4297주)보다 많은 신주(756만4296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되는 구조다.

에스에이티이엔지는 평판디스플레이(FPD) 장비 제조기업이다. 2004년 설립 후 2013년 국내 1호로 코넥스시장에 상장했고, 2021년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부터 추진한 2차전지 소재사업 역시 양산시설 투자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가동에 나서고 있다.

새 최대주주 심익호, 과거 주가조작·허위공시 혐의로 집행유예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던 상황이지만, 새 최대주주로 예정된 글로벌씨앤디가 에스에이티이엔지의 경영 투명성과 성장성을 제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글로벌씨앤디는 심익호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사업체다.

심씨는 과거 여러 상장사에서 무자본 M&A 핵심 멤버로 지목된 바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로 있던 나노캠텍에선 허위공시로 주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3월 나노캠텍은 중국계 자본의 무자본 M&A 논란에 휩싸였다. 제이앤에스파트너라는 페이퍼컴퍼니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나노캠텍의 최대주주 지분 304만7660주(15.24%)를 365억원에 인수했던 사건이다.

제이앤에스파트너는 중국계 한국인을 중심으로 모인 회사였다. 사내이사로 조선족 진시안텐, 추이롱 등 2명과 한국인 심익호 씨 등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진 씨는 제이앤에스 지분 3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심 씨는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나노캠텍 대표이사에 올랐다.

심씨와 중국계 자본의 나노캠텍 M&A는 상장폐지 위기로까지 이어졌다. 나노캠텍은 최대주주 변경 후 주식담보대출 및 경영진과 특수관계자들의 자금거래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증권선물위원회 감리를 통해 확인됐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2021년 10월 거래가 정지된 나노캠텍은 2023년 2월에야 거래가 재개됐다.

진씨와 신씨는 나노캠텍 인수자금 출처와 주식담보대출 등을 미공시하고, 허위사업계획을 유포해 주가를 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까지 받았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무자본M&A와 허위공시로 주가를 부풀려 부당이득 98억원을 챙겼다고 기소했다. 심씨와 진씨는 해당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에서 징역과 벌금이 일부 감형되긴 했으나 집행유예 3년은 유지됐다. 집행유예 종료 직후 M&A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심씨는 이준민, 우성덕씨가 마제스타(현 글로엔웰)를 무자본 M&A로 인수할 당시에도 이준민, 우성덕씨와 함께 마제스타 사외이사에 올랐다. 마제스타는 현재 상장폐지 됐으며, 회계사 출신인 이씨는 지난 2023년 카나리아바이오(현 현대사료) 주가조작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업주의 갑작스런 유고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배구조 최상위에 오를 인물의 과거 이력이 있다보니 향후 에스에이티이엔지의 건전한 경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에스에이티이엔지에 경영권 매각 및 심익호씨의 과거 이력 등에 대한 질의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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