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태 이후 가입자 이탈과 주가하락 등 역대 최대 위기를 겪는 가운데, 증권가와 통신업계에서는 유심공급과 해외로밍 등이 안정화되는 5월 중순이 변곡점이라고 내다봤다.
8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 유심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달 28일 후 3일간 약 10만건의 번호이동 가입자 이탈건수가 증가했다. 일평균 3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서버 해킹 사태가 확인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7일까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사용자는 총 26만2890명으로 집계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5일부터 대리점의 신규와 번호이동은 유심의 충분한 물량 확보시점까지 중단(판매점·온라인은 제외)되므로, 5월에는 일평균 4만~5만명 수준의 이탈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정부의 1차 조사결과 현재 유출된 정보만으로는 유심 스와핑이 불가하기 때문에 유심 보호 서비스만으로도 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가 있다”며 “5월 중순까지 유심보호서비스에 모든 고객 자동가입이 적용되고 유심의 소프트웨어 리셋 기능도 개발될 예정이어서 5월 중순이 이번 유심 사태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으로서는 유심공급과 소프트웨어(SW) 개선을 얼마나 차질없이 수행하느냐가 가입자 이탈, 주가하락을 좌우할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현재 탈레스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유심 물량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달말까지 500만개, 내달까지 총 1000만개 유심을 추가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5월 12~13일 유심 물량을 대량 공급받을 예정이다. 일평균 25만~30만 명 정도가 유심 교체를 받게 돼 교체에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또, SK텔레콤은 12일까지 유심포맷(소프트웨어 개선 방식의 유심 초기화)도 오는 12일까지 적용할 계획이다. 14일까지는 해외 로밍 이용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산망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심 물량이 대량 입고되기 전 빠르게 교체를 원하는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이심(eSIM) 교체 프로세스도 간편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가입자 이탈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석된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지속될 경우, 주가가 5만50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정 연구원은 “5~6월 중 유심 1000만 장을 확보하고, 5월 중순부터 소프트웨어 기반 유심 초기화가 병행된다면 이탈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