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아직도 배고프다”

2025-01-06

리디아 고는 다 이뤘다.

지난해 8월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일생의 목표인 명예의 전당 입회를 확정하고, 2주 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AIG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골프의 고향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우승한 여성은 로레나 오초나, 스테이시 루이스, 리디아 고 뿐이다.

지난해 말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최고 시민 훈장(Dame Companion)을 받았다.

6일 보스 골프와의 의류 후원 계약식에서 리디아 고는 “나는 승부욕이 강하다. 아버지랑 골프를 해도 지기 싫다. 선수로 지내는 동안은 끝까지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 US여자오픈과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통계를 보니 잘 되는 시즌 페어웨이와 그린적중률이 70% 이상이었다. 올해는 이 두 가지 부문에서 모두 73% 이상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또 “2023년 9월 언니랑 밥 먹다가 ‘내가 기복이 아주 심해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함께 고민했다. 파리 올림픽 마지막 홀에서 그 생각이 나더라. 평소 나 자신에게 칭찬을 안 하는데 슬럼프를 극복한 내가 자랑스러웠다. 좋을 때와 나쁠 때,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니 앞으로도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남편 자랑도 했다. “예전엔 일과 생활의 밸런스가 없었다. 학교 끝나고 친구랑 놀지 못하고 곧바로 골프장 가는 게 싫을 때도 많았다.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있지만 나는 아직도 평범하지는 않다.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나를 이해해 주시는 시부모님, 남편을 만나서 고맙다. 브리티시 오픈(AIG 오픈)때 (악천후로) 공을 많이 잃어버려 볼이 부족할 것 같아 걱정했는데 (남편이) 클럽하우스까지 뛰어가서 공을 갖다주더라. 그런 사람 만난 게 복이다. 둘이 열심히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시아버지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5일 SNS에 불가리안 백을 들고 스윙하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리디아 고의 사진을 올린 후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며느리에게 이론과 과학에 기초한 골프 스윙을 지도하는 시아버지. 며느리는 극한 직업이다”라고 썼다. 최고 프로 선수가 아마추어의 조언을 들어야 하는 상황을 극한직업이라 빗댄 것이다.

리디아 고는 “나도 PT 선생님에게 불가리안 백으로 스윙하면서 축 잡고 코어 잡고 회전하는 훈련을 배웠는데 부회장님도 그걸 하시더라. 스윙에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앞으로 불가리안 백이 잘 팔리겠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또 “감히 평가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으나 정태영 부회장님은 골프 엄청 잘 치신다. 시부모님이 올림픽에 보러 오셔서 더 골프를 좋아하시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6일 보스 골프와 계약을 맺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3주 동안 동계훈련에 돌입한다.

2023년 론칭한 보스 골프는 리디아 고와 3년 계약을 맺었다. 보스 골프를 전개하는 아이엠탐의 신재호 회장은 “리디아 고 선수는 20대 나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등 대단한 업적을 이뤘고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선수다.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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