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 일색 트럼프 2기 정부···견제 없는 일방통행 우려

2025-01-19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는 1기 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즉흥적이고 과격한 의사 결정을 제어했던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과 같은 견제 장치는 사라졌고, 충성파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정부는 1기보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5일 대선 승리 후 주요 부처 장관과 백악관 참모, 기관장 및 주요국 대사 등 약 90여명을 발 빠르게 지명했다. 특히 대선 후 채 3주도 되지 않아 15개 부처 장관 후보를 모두 지명하는 등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초스피드 인선’을 했다.

지명된 이들 상당수가 관세를 적극 옹호하고, 이민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대중국 매파 성향의 인물들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강력 추진할 ‘예스맨’들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2기 정부를 이끌 인물들은 크게 트럼프 당선인의 거주지이자 정권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주 출신 인사들, 친트럼프 성향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출신, 공화당 경선 때부터 거액을 쾌척하고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한 억만장자 출신들로 나뉜다. 이 밖에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 변호사를 했거나 1기 정부 구성원 중 충성심을 인정받은 인사들도 포함됐다.

이른바 ‘플로리다파’ 중에는 국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부 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인 수지 와일스 등이 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 투톱인 루비오와 왈츠는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인 대중국 매파로 분류된다.

트럼프 정부 새 인력 풀로 떠오른 폭스뉴스 출신으로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인 피트 헤그세스, 교통부 장관 후보자 숀 더피,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 털시 개버드 등이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새로운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정부효율부 공동수장)를 비롯해 재무부 장관 후보자인 스콧 베센트, 상무부 장관 후보자인 하워드 러트닉, 에너지부 장관 후보자인 크리스 라이트 등은 막대한 부를 지닌 기업가 출신이다. 경제 정책을 이끌 투톱으로 베센트와 러트닉 등 관세론자를 배치했다. 기업가 출신 대거 발탁으로 이해충돌 우려도 나온다.

이번 인선엔 전문성과 경력보다는 충성심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를 맡긴 것이나, 육군 소령 출신 폭스뉴스 진행자 헤그세스를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을 지휘할 국방부 장관에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막후 실세’로 불리며 인사 검증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충성도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내각에 합류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트럼프 주니어는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발탁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2기 각료 인선 배제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머스크와 함께 트럼프 2기 정부 최대 실세로 꼽힌다.

충성파의 전진 배치는 1기 정부 당시 내각 내 소신파 인사들과 충돌하고 결별한 경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당시에는 공화당에 인적 기반이 부족했고, 이에 따라 캠프 밖에서 발탁한 정부 고위 인사들과 임기 내내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소셜미디어에 경질 사실을 발표하는 ‘트위터 경질’로 이어졌고, 그가 2017년 취임 당시 임명한 내각 인사 가운데 4년 동안 자리를 지킨 이들은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다만 충성파의 우선 중용은 검증 부실로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정적 제거’ 행동 대장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청소년과의 성관계 의혹에 휩싸여 지명 8일 만에 낙마했다. 이밖에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친러시아 의혹에 휩싸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후보자 등에 대한 자격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