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의 무지(無智) 무득(無得)]기본난이말치자부의(其本亂而末治者否矣)

2025-04-03

중국의 고전 중 하나인 대학(大學)의 경1장(經一章)에 8조목(條目)이 나온다.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 참고로, '평천하'라는 단어는 뒤에 '천하평(天下平)' 이라는 말로 나온다는 점을 알려둔다. 8조목이란,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즉 '천하에 밝은 덕(明德)을 이루고자하는(欲明) 사람'의 필요조건이니, 이는 곧 위정자(爲政者)의 자격을 말한다.

사물의 본말(本末)을 깊이 연구하는 것을 격물이라 하고, 격물을 통해 지혜를 얻는 것을 치지라 하니, 격물치지는 지성(知性)과 관련되어 있겠다. 그리고 성의(誠意)는 배운 지혜(智慧)를 실천(實踐)하고자 하는 의지(意志)를 정성(精誠)으로 닦아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정심(正心)은 기쁘고(喜), 화내고(怒), 슬프고(哀), 즐거움(樂)을 적당한 때에 올바른 수준과 방법으로 표시하는 감정(感情)과 연관되어 있다. 인격체로서의 내면을 닦고(修身) 동시에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주변을 가지런히(齊家) 할 수 있음으로써, 비로소 국가를 다스릴(治國) 수 있는 자격이 선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의 눈에 비쳐지는 위정자들은 이러한 덕목들의 대척점(對蹠點)에 있다.

그들 스스로는 충분한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왕양명(王陽明)의 지행합일론(知行合一論)에 비추자면,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자는 무지(無知)할 뿐이다.” 게다가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탐욕, 후안무치, 천박함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하는 수준을 넘어버렸다. 그들로부터는 공자(孔子)가 인간의 기본적 가치라고 말한 인(仁, 인간으로서의 감수성(感受性))이나, 맹자(孟子)의 사단(四端, 인간을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네 가지 단서(端緖))인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중 어느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하니,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을 유가(儒家)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그들은 이념이든 진영이든 그럴 둣한 가면 뒤에 숨어서 사특(私慝)함으로 철저하게 오염되어 버린 욕망의 화신들이다. 삼국지(三國志)에 의가반낭 주통육대(衣架飯囊 酒桶肉袋)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가와 국민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 '옷걸이이며 밥주머니이고 술통과 고기자루'들이 위인설관(爲人設官)을 넘어 이제는 위인설법(爲人設法)까지 서슴지 않으며 대한민국(大韓民國)과 대한국민(大韓國民)을 파탄으로 이끌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와 국민을 돌보지 않음이 대지진의 비극 속에서도 내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미얀마의 위정자들과 무엇이 어떻게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기본난이말치자부의(其本亂而末治者否矣). 인간의 근본 즉 수신(修身)이 완성되지 않은 자들은 그 무엇도 제대로 다스릴 수 없다! 수신의 첫째는, 소위성기의자는 무자기야(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뜻(意)을 정성(精誠)되이 한다는 것으로서 이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들은 스스로가 세상의 섭리(攝理)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자신의 추한 모습을 안으로는 자위(自慰)하고 밖으로는 정당화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로지 거짓말과 폭력. 우리가 수없이 많은 영화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그들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대학(大學)의 전4장(傳四章). 무정자 불득진기사 대외민지(無情者 不得盡其辭 大畏民志). '진실한 마음을 가지지 못한 자(無情者)가 감히 거짓말을 못하도록 크게 두려움을 갖도록 하라.' 거짓말과 폭력, 그리고 망나니들의 칼춤이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이미 대한민국으로부터 바늘을 훔쳐간 도적들이 곧 소마저 훔쳐가게 될 것이니, 대한국민은 빈 외양간을 보면서 영혼과 육신마저 도둑맞을 날이 장마 뒤의 태풍처럼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유(自由)는 점심보다 얻기 힘들다.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klee@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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