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의 새 수장에 최원혁(65) 전 LX판토스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되면서 LX그룹이 HMM 인수전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X그룹은 지난해 불발된 인수전에선 참여가 예상됐으나 최종 단계에서 발을 뺐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 구성된 HMM 경영진 추천위원회는 지난달 말 복수의 후보자에 대한 면접을 거쳐 최 전 대표를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으로 추천했다. HMM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상정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주총에서 CEO로 선임될 경우 2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최 전 대표는 CJ대한통운 부사장을 거쳐 2015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LX판토스를 이끌었다. LX그룹 계열사인 LX판토스는 국제 물류 및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019∼2023년에는 한국통합물류협회장을 지내기도 한 물류 전문가다.
현재 HMM은 컨테이너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SK해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SK해운 소유주인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SK해운 탱커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등 일부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했다. 최 전 대표는 취임 즉시 SK해운 인수 작업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LX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최 전 대표가 HMM의 CEO를 맡게 되면서 HMM 인수전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부처 간 추가적인 협의가 상당히 많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HMM 재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HMM의 대주주인 산은은 2023년 해진공과 함께 매각 작업에 착수, 하림그룹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자금 마련 등과 관련한 계획에 대한 이견으로 매각 협상은 지난해 2월 최종 결렬됐다.
하지만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HMM 매각과 관련, "(HMM 매각이) 절차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재매각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인했다. 강 장관은 "장기적인 경영을 담보할 수 있는 부문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서 HMM이 민간으로 전환되는 부분에 대한 것들은 해수부가 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LX그룹은 지난 인수전에서 동원, 하림과 함께 3파전을 벌였다. 하지만 해운업황이 당시 악화하자 HMM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X 측은 HMM 실사 당시 3개 인수 후보 기업 중 유일하게 임원급을 보내며 의지를 보였지만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시 해운업이 활기를 띄면서 HMM은 지난해 매출액 11조7002억 원, 영업이익 3조5128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때문에 HMM 몸값은 더욱 불어나 매각 상대를 찾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HMM 최대주주인 산은과 해진공 등 정부 채권단이 영구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 지분율이 높아진 것도 걸림돌이다. 지난 인수전에서 인수 우선협상자엿떤 하림은 HMM 경영권 지분(57.9%) 인수 가격으로 6조4000억원을 써냈는데 현재 채권단 지분율은 67%까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