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뉴스 생활] 아이들의 SNS 이용 괜찮을까

2024-11-19

호주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한다. 이 금지법이 시행되면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SNS 접근이 제한된다. 호주 정부는 SNS 기업이 어린 청소년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게 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구상이다.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입법 시도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하루 일정 시간 동안 SNS가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것을 금지하고, 미성년자 계정은 비공개를 기본 설정으로 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3세 미만 영유아의 영상 시청을 전면 금지하고,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은 13세부터 할 수 있게 하며, SNS 사용은 15세부터 허용하되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초강경 정책을 논의 중이다. 프랑스 일부 학교는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선언했는데 내년에는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하자는 여론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14세 미만은 휴대전화 소유 자체를 금지하고 16세 미만은 SNS 계정 개설을 금지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올라왔다. 교육, 의학 전문가들이 이 청원에 동의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국내 아동‧청소년의 미디어 이용행태를 조사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24)의 보고서를 보면 19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의 51.6%는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10살 미만 어린이의 스마트기기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1시간 15분이고, 10대 청소년의 경우에는 2시간 41분으로 전년 대비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서 3세부터 9세 아동의 75.3%가 유튜브를 이용했다. 유튜브를 ‘매일 이용한다’는 비율이 30.8%에 달했다. 유튜브 쇼츠나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와 같은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아동의 비율은 51.1%였다. 하루 평균 숏폼 이용 시간은 약 1시간이었다. 10세 미만 아동이 15초~60초 정도의 콘텐츠를 한 시간가량 보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SNS 과몰입을 우려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들 수 있다. 그중에서 중독으로 부르는 ‘과의존’이 심각할 경우 심리적‧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도 일으킬 염려가 있다. SNS를 통한 사회적 비교, 사회적 압박, 다른 사람들과의 부정적 상호작용 등으로 인한 해로운 영향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미성년자에게 술과 담배를 금지하는 것처럼 스마트폰과 SNS도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SNS 이용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은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느끼고 쉴 수 있다. 하지만 이용이 늘수록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여건과 공간을 확보하기란 훨씬 어려워졌다. 스마트폰 소유부터 SNS 계정 접근 금지까지 원천 차단하는 방식의 통제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노출 시기와 정도를 최대한 늦추자는 주장은 모두가 동의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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