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주니어 주도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오류 인정하고 수정···허위 인용 모두 교체돼

미국 백악관이 가짜 연구를 인용하거나 엉뚱한 저자를 등재한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n Healthy Again·MAHA) 보고서를 수정해 다시 게재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주도한 이 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 연구를 인용하거나 허위의 내용을 기재해 논란이 됐다.
미국 온라인 매체 NOTUS는 29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MAHA 위원회 보고서에 인용된 500여개 연구 자료 중 7개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청소년 불안 연구의 제1저자로 등재된 컬럼비아대 감염병학자인 캐서린 키이스는 NOTUS에 “인용된 논문은 제가 참여한 실제 논문이 아니다”라며 “해당 제목의 논문을 게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소년 대상 향정신성 약물 광고’ 관련 논문의 저자로 나온 로버트 핀들링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교수 측도 논문 작성 사실을 부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청소년 불안과 우울증에 관한 논문의 저자로 보고서에 기재된 노아 크레스키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AFP통신에 “우리 연구 중 하나가 아니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연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의적 해석 문제도 제기됐다. 원자료의 취지나 결과와 달리,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입맛대로 이를 해석해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어린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으로 해석하거나, 항정신성 약물 효과를 분석한 결과로 심리치료의 효과를 주장하는 식이었다.
백악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MAHA 위원회 보고서의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수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MAHA 보고서에 일부 서식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보고서는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정된 보고서에서는 허위로 지목된 7개 인용이 모두 교체됐다. 실제 존재하는 논문이거나 언론 기사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NOTUS는 “대체된 문헌은 실제 존재하는 연구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보고서의 주장·내용과 관련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