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태자 살던 '진짜 동궁' 찾았다…월지 동편서 확인

2025-02-06

태자 동궁, 월지 서편 아닌 동편에 독립 운영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라시대 왕성에 태자가 살던 공간 '동궁'의 실제 자리가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6일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에서 10년간 신라왕경 핵심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이 자리에서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직접 나서 설명한다.

최 청장은 공개회에서 신라 왕경 핵심유적 14개소 중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추진해온 신라 왕궁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를 의례, 기술, 공예와 예술품 등 3가지 주제로 설명한다.

최응천 청장은 '의례' 발표에서 2017년 월성의 성벽을 쌓아올릴 때 견고한 축조를 바라며 50대 남녀를 제물로 쓴 인신공희 확인, 2019년 월성 해자에서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축소 모형 목재 배 발견, 지난해 월성 내 사로국 시기 의례 유구 발견 등 그동안 발굴 성과를 되짚어 본다.

최근 추가로 찾아낸 미공개 의례 유물들도 공개한다. 앞서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를 공개했다. 이후 12월까지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 개 한 마리를 더 확인했다.

연구소는 그 주변에서 수정 목걸이가 담긴 나무상자와 둥근고리칼, 상어 이빨, 콩 1200여 알도 발굴했다. 특히 당시 고급품인 옻칠된 나무상자에서 확인한 수정 목걸이는 수정이 꿰어진 실까지 함께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이 목걸이는 상태가 매우 양호해 향후 사로국 시기 신라 의례 모습을 밝히는 주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청장은 신라 왕경 토목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알려진 태자 공간인 동궁이 그동안 알려졌던 월지 서편에 대형 건물지가 아닌 월지 동편이란 새로운 사실과 그 근거를 공개한다.

기존 동궁으로 추정했던 월지 서편은 월성 동쪽에 있어 동궁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주변보다 높게 조성된 대지에 있고 건물 자체 위계도 높아 동궁으로 확정 짓기 어려웠다.

최근 월지 동편에서 서편보다 한 단계 낮은 위계 건물이 추가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이 월지 동편 건물지를 동궁으로 보고, 당초 동궁으로 추정했던 월지 서편 건물지는 왕의 공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 두 공간이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동궁으로 새롭게 확인된 곳에서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지와 그 앞에 펼쳐진 넓은 마당시설, 내부에 별도로 조성된 연못 원지도 발견됐다.

새로 발견된 건물지 규모는 정면 5칸(25m), 측면 4칸(21.9m)에 달한다. 건물지 안에 기둥을 없앤 감주시설, 일정시점 월대 공간 증축, 계단지 5개소가 확인됐다.

원지는 기존 동궁과 월지와 연결되지 않고 별도로 운영되어 독립된 배수 체계를 갖춘 사실도 밝혀졌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사실을 통해 신라인들의 토목기술과 함께 현재까지 알려진 동궁과 월지를 완전히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동궁 생활공간에서 출토된 만큼 최고 수준의 고급 놀이기구와 신라 공예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들을 통해 태자가 기거한 동궁에서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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