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디지털 트윈 성공 사례로 철도 설계와 유지보수 효율화 선도
- 대다수 건설사 기술 도입 부진, 초기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 주요 장애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디지털 트윈' 기술이 철도 인프라 설계와 유지보수 전반에 걸쳐 국내 건설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속 자산의 가상 모델을 컴퓨터로 구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는 기술이다. 특히 국내 철도 인프라망이 늘어나며 복잡성이 심각해짐에 따라 설계, 운영, 유지보수를 최적화하고 사고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디지털 트윈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현대건설 등 일부 대기업들은 선도적으로 디지털 트윈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활용해 철도 인프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대다수 건설사는 여전히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뒤처지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현대건설, 디지털 트윈의 성공 사례
현대건설 이정한 상무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철도 인프라 디지털 트윈 도입 및 활용방안 토론회’에서 국내 외 철도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정한 상무는 "GTX-C(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에서 현대건설은 디지털 트윈과 BIM을 결합해 양재역과 같은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 설계와 유지보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라며 "양재역 구간에서는 BIM 기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며 설계 간 충돌을 예방하고, 방수문 같은 특수 구조물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시각화된 데이터를 통해 오류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에서도 디지털 트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협업하는 복잡한 프로젝트에서 CDE(공통 데이터 환경)를 적극 활용해 설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TBM(터널 굴착기) 설계를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시공 과정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성과를 냈다.
대다수 건설사의 디지털 트윈 도입 부진
현대건설의 성공 사례와 달리, 대다수의 건설사들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부담스럽고, 기술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트윈을 실제 설계와 운영에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히 시각화 도구로만 인식하는 사례도 많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임원들이 "자신의 임기가 끝날때 까지는 일을 벌이지 말라는 식으로 회피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발주처의 소극적인 태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공공 발주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트윈 활용이 의무화되지 않았고, 이를 장려할 정책적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김현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첨단인프라융합연구실장은 “디지털 트윈은 철도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기술 확산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재정적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국가철도공단 철도산업정보센터장은 디지털 트윈 기술의 확산을 위해 표준화된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공공 발주 프로젝트에서의 활용 의무화를 제안했다.
장 센터장은 “중소 건설사가 기술 도입의 초기 부담을 덜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트윈이 열어갈 철도 인프라의 미래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철도 인프라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도구다. 현대건설의 성공 사례는 이 기술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디지털 트윈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 발주처, 건설업계 모두의 협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건설 분야 전문가들은 “디지털 트윈은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철도 인프라의 전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철도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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