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듯한 경이로움…모노 레이크 매력

2025-01-10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모노 레이크 (Mono Lake) California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가주의 사해'

물 위로 솟아오른 돌기둥 ‘투파’ 눈길

수백만 마리의 철새와 브린 새우 천국

‘하이 플레인스 드리프터’ 영화 촬영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를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395번 국도는 하이 시에라 산맥을 지나면서 볼거리와 경험할 곳이 많은 관광도로이다.

겨울철 눈이 오면 395번 주변의 작은 도로들이 닫히면서 딱히 가볼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통하는 120번 국도 만나는 곳에 자리한 모노 레이크는 예외적으로 겨울철 방문지로 아주 좋은 장소이다.

모노 레이크는 하늘의 뭉게구름을 담고 있는 청명한 물 색깔도 아름답지만, 수면위로 솟아있는 투파 소금 기둥들이 신비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다.

호수 위에 솟아있는 투파 기둥들은 모노 레이크의 사우스 투파 지역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품처럼 기묘하면서도 특이한 모양의 투파들이 모여있는 광경은 지구의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투파 기둥은 소금 성분의 탄산과 호수로 흘러들어온 칼슘 성분이 반응하여 함께 굳어지면서 바닥에서부터 형성된 라임스톤 기둥이다. 즉 투파 기둥들은 물속에서 자라며 물속에 있어야 하는데 현재 많은 투파 기둥들이 물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

그 이유는 LA수도전력국에서 모노 레이크로 흘러 들어가는 주변의 냇물을 전부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LA가 거대 도시로 변모하면서 부족한 물을 충당하는 방안으로 하이 시에라에서 물을 끌어다 사용한다.

하이 시에라에는 모노 레이크 외에도 큰 호수들이 있었는데 이들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물줄기를 돌려 LA로 보내면서 오웬스 레이크는 완전 바닥을 드러냈고 모노 레이크도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이 줄어든 상태이다.

모노 레이크의 물이 빠지면서 심각한 생태계 문제가 발생했는데 모노 레이크는 매년 200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는 곳으로 호수에서 자라는 이끼를 통해 브린 새우와 알카리 파리들이 자라고 이들을 먹이로 삼아 새들이 모여든다.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곳의 단골 도래새인 캘리포니아 갈매기들의 둥지가 코요테의 쉬운 먹잇감으로 노출되면서 새들이 이곳을 찾지 않게 됐다. 이에 자연보호 단체에서 항의하고 또한 소송을 통해 지금은 더 이상 수위가 낮아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한다.

모노 레이크는 알칼리성 소금 호수이다. 최소 76만년 전에 형성되었는데 호숫물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염분이 계속 물에 녹아 높은 소금 농도를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노 레이크는 ‘캘리포니아의 사해“라고 알려져 있고 호숫물은 짜고 미끄럽지만 이에 적응된 수많은 동식물에는 너무나 풍성하고 중요한 호수다.

모노 레이크에서는 도보로 혹은 카누를 타고 호수를 둘러보는 체험 여행이 가능하며 모노 레이크 커미티 웹사이트( www.monolake.org)에서 신청할 수 있다.

호수에서 수영을 할 수도 있다. 사해 바다와 같이 염도가 높아서 몸이 쉽게 물에 뜬다고 한다. 물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소금기가 많아 수영 후 씻을 물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1973년작 서부영화 '하이 플레인스 드리프터' 가 이곳 모노 레이크에서 촬영됐는데 이 영화를 보면 투파 지역을 제외한 모노 레이크의 전경을 잘 볼 수 있다.

모노 레이크는 395번 국도를 따라 비숍이나 요세미티 혹은 레이크 타호를 가는 도중에 잠시 들러보면 좋다.

그리고 인접한 맘모스 레이크스와 함께 둘러 보아도 좋은데 스키 관광지로 유명한 맘모스 레이크스에는 많은 숙박 시설과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있다.

뭉게구름을 수놓은 잔잔한 푸른 물결 위로 솟아있는 흰색 투파 기둥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모노 레이크는 겨울철에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다.

김인호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 있다.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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