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야생동물] 인간 문화 속의 뱀

2025-01-10

◼분류: 동물계 첚추동물문 파충강 유린목 뱀아목

◼학명: Serpentes Linnaeus, 1758

◼영명: Snake

올해는 12지신 가운데 뱀의 해이다. 뱀은 몸이 가늘고 길며, 사지가 퇴화한 것이 특징이다. 적응방산으로 지중, 나무 위, 해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 생활권을 넓혀 남극대륙과 극지를 제외한 전 대륙에 분포하고, 독을 가진 뱀은 열대와 아열대에 많다.

크기는 최대 7m에 이르는 그물눈비단뱀부터 겨우 10cm 크기의 장님뱀(지렁이뱀)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세계 최대의 독사는 전장 5m 이상의 왕코브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인간에게 뱀은 어떤 존재일까? 대개 사람은 뱀을 만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왜, 인간은 뱀에게 공포를 느낄까? 정확한 과학적인 설명은 없다. 과거 중생대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양서류로부터 원시 파충류 선조와 원시 포유류 선조가 진화하여 육상으로 진출하였다. 육상 생활 공간을 두고 파충류와 포유류 선조가 생존 경쟁을 했다. 당시 생태환경이 파충류에게 유리해 파충류는 공룡을 비롯해 다양한 종으로 분화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6500만 년 전 공룡의 대 절멸 시대까지 포유류의 선조는 오늘날의 집쥐 크기로 밤에만 활동하고 바위틈이나 굴속에 몸을 숨기며 파충류의 눈을 피해 약 2억 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살아왔다. 그 당시의 무서운 기억이 오늘날 포유류의 후예인 인류의 뇌리에 기억 유전자로 남아있어 뱀을 보면 원인도 모른 채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는 믿기 어려운 설명도 있다.

뱀은 의외로 인간에게 과거부터 신령스러운 동물로 여겨져 왔다. 남방계 민족의 고대국가에서는 뱀을 모신으로 하는 국가 신화를 지닌 나라가 많다. 원시 신앙에서는 뱀을 대지 모신의 상징으로 신으로 섬겼다. ‘생과 사의 상징’, ‘풍요로움의 상징’, ‘신을 대리하는 자’ 등으로 세계 각지에 뱀을 숭상하는 풍습이 발달하였다.

하지만 유대교나 기독교, 이슬람교 등에서는 성서 창세기 편에서 뱀을 악마의 화신 또는 그 자체를 악마로 취급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에덴의 동산에서 이브를 꼬드겨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고 결국 천국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것이 뱀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뱀은 생명력의 상징이다. 지팡이를 한 마리 뱀이 감고 있는 형상은 아스크레피오스의 지팡이라고 불리고 구미에서 의효, 의학을 상징하여 오늘날 세계보건기구의 심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뱀은 주로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설화에 등장한다. 강원도 치악산 상원사(上院寺)의 연기설화(緣起說話)도 뱀이 인간을 해치려다 실패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제주도 김녕에는 사람을 잡아먹던 큰 뱀이 살았다는 사굴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 속의 뱀의 악명이나 신앙과 달리 자연생태계에서는 뱀은 중간 포식자로서 설치류의 수를 조절해주는 중요한 생태구성원이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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