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앱 기능 줄이고 모니모로 ‘이사 유혹’

2024-09-06

#삼성카드를 이용 중인 A씨는 지난달 카드 값이 많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 일부 금액을 미리 결제하기 위해 ‘삼성카드 앱’을 켰다. A씨는 평소처럼 삼성카드 앱에서 미리 결제를 할 수 있는 ‘즉시결제’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모니모’ 앱을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삼성카드가 주요 서비스를 모니모로 옮기고 있다. 기존에는 삼성카드 앱에서 이용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모니모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즉시결제를 포함해 약 6개다. 삼성카드는 이 숫자를 더 확대, 향후 모든 서비스를 모니모로 이관할 계획이다.

6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 앱의 주요 서비스 6개가 모니모로 이관됐다. 6개 서비스는 ▲즉시결제 ▲분할납부서비스 ▲내게맞는카드찾기(카드신청) ▲단기카드대출▲마이데이터(통합자산관리) ▲이벤트 페이지가 해당된다.

모니모는 지난 2022년 4월, 삼성의 금융 계열사 5곳(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의 공동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에서 만든 종합 금융 서비스다. 사용자들은 모니모에서 삼성 금융 계열사의 서비스를 비롯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주요 서비스를 모니모로 이관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삼성카드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점차 모니모 앱으로 옮겨질 예정”이라며 “추후에는 모니모 앱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사 완료 전까지는 삼성카드 앱과 모니모 앱에서 각각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용자들 사이에선 삼성카드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니모를 강제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모니모를 강제로 설치해야 한다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한 포털 사이트 카페의 사용자는 “삼성카드 즉시결제 등을 하려면 강제로 모니모와 연동하도록 변경됐다”며 “모니모를 사용하지 않는 입장에서 불편하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한때 모니모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있었던 만큼 사용하기 꺼려지지만 삼성카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설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삼성카드가 사용자에게 서비스 설치를 강요하고 있는 만큼 법적 문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법조계에선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카드사를 비롯해 은행 등도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앱을 기능 별로 쪼개고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하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가 모니모로 모이고 있는 것은 금융권의 ‘슈퍼앱 전략’과 비슷하다. 토스처럼 사용자들이 점점 종합금융서비스로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도 자체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금융 그룹사에 속해 있는 만큼 통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 유리하다. 또 다른 계열사가 가진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외에도 고객의 은행, 카드, 증권 등의 데이터를 한 앱에서 모을 수 있다.

다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모니모는 삼성 금융 서비스에 국한되어 있다는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모니모가 삼성 금융 계열사 서비스, 상품 추천 위주이다보니 사용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며 “삼성 금융의 충성고객들이 모니모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금융사의 상품도 비교 가입할 수 있는 요인이 있어야 기존 충성고객들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모니모의) 사용을 강제해 이용률을 높이기보다 앱에 들어갈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서비스의 모니모 이관은 삼성카드만의 일은 아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에 속한 5개 계열사에서도 주요 서비스의 모니모 이관을 추진 중이다. 삼성 금융 계열사가 모인모니모가 사용자에게 선택을 받을지, 반대로 외면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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