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댓글부대, 한국 침투?…‘尹 토나와’ 그 계정 파봤다 ⑦

2025-02-03

尹 정국인식 해부

7화: ‘반국가 세력’ 배후와 중국 인지전 논란

‘반국가세력’과 중국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세력’을 읽는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중국’이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과 지지자들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부정선거 때문이고, 그 배후엔 중국 정부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배후설은 그간 불거졌던 중국 간첩 논란, 화교 논란 등과 얽혀 계엄을 정당화하는 탄핵 반대층의 주요 논거로 활용되고 있다. “12·3 계엄 당일 미군이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해 일본으로 압송했다”고 보도했던 모 우파 성향 매체(이하 S로 표기)는 주한미군이 “전부 허위”란 반박 입장문을 냈음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검거된 중국인 간첩 혐의자들은 한국과 미국 선거 조작에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한국) 댓글 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자백을 미 정보당국이 심문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가짜 정보로 비합리적 결정을 유도하는 이간계) 전문가들은 “부정선거론은 팩트로 확인된 적이 없으나 중국이 한국에서 벌이는 인지전과 관련해선 일부 정황이 있기에 대통령 지지층이 중국 배후설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란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교수 A씨는 “부정선거는 가짜뉴스로 보이나 중국 댓글부대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정황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지전을 경계해 온 인사 B씨는 “부정선거 중국 배후론이 오히려 이적행위(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다. 중국 공산당이 다른 방식으로 한국에 침투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수사와 재판이 투명하게 이뤄지기 전까진 각종 음모론이 탄핵 정국을 유령처럼 배회하리란 우려가 크다. 중앙일보는 그간 대통령 지지층이 주목했던 중국의 한국 침투설 중 일부를 추적했다. 전문가들이 중국 댓글부대로 의심했던 계정이 탄핵 정국에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살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직접 거론했던 ‘중국인 간첩’ 수사 상황과, 그가 다녔다는 대학 상황도 들었다.

# 네이버 아이디 ‘cfs8****’은 지난달 22일 네이버뉴스에 걸린 여러 매체 기사를 돌며 하루 동안에만 댓글을 24개 달았다. ‘김용현, 공관 서류 파쇄 지시’ 기사엔 “총칼로 정치문제를 해결하는 21세기 한국”이라 적었고, ‘윤 탄핵심판 출석’ 관련 기사엔 “국힘은 진짜로 용하네 어떻게 이렇게 잘 골라오나 이명박근혜 윤석열, 서울구치소가 진짜로 국힘당 대통령들의 단골 코스구나”라고 평했다. ‘조기 대선 가시화… 김동연·오세훈·홍준표 셈법 분주’ 기사엔 “오와 홍은 명이 잡는다”고 달았다.

일부 댓글에선 중국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중국 관세 부과 방안 논의’ 기사엔 “중국에 조공을 바칠 준비나 해라 중국이 국채를 사지 않으면 미국은 부도난다”고 했고, ‘윤석열, 계엄 영상 보더니 궤변’ 기사엔 “중국을 그만 팔아라 얻어 터지기 전에”라고 했다.

이 아이디는 앞서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홍석훈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중 경쟁산업 분야에 대한 중국 영향력 공작 실태 파악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인이라고 밝히지는 않지만 노골적인 친중 내러티브를 사용하는 댓글러’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당시 “중국인으로 볼 수 있는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벗어나 다른 대상들과 구분되는 표본)들과 중국 핵심 내러티브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다른 중국인 의심 댓글러들을 팔로잉하고 있어서 중국인 의심 댓글러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아이디는 최근 30일간(지난달 22일 기준) 댓글을 300개 달았다. 2019년 6월 네이버에 가입한 후엔 1만1117개의 댓글과 5321개의 답글을 달았다.

이처럼 앞서 연구자들이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활용하는 댓글부대’로 추정한 아이디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연구진이 밝힌 아이디들의 댓글 활동을 일부 살핀 결과 최근 한 달간 이전보다 더 많은 댓글을 단 아이디가 상당수였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