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기존 설치된 키오스크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교체해야
자영업자들 "불경기에 또 다른 지출 부담을 하기 어려운 상황"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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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영역에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된 이후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개정된 장애인 차별금지법 시행령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상시 근무자 100인 미만, 면적 50㎡ 이상 사업장에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가 의무화됐다. 이에 따라 키오스크를 새로 도입하는 매장은 반드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도입해야 하며, 기존 키오스크 설치 매장도 1년의 유예 기간 내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교체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높낮이 조절, 음성 안내 제공, 화면 확대 등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기존 키오스크 대비 최대 3배 많은 설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40대)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 관련 내용에 대해 잘 몰랐다”며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월세와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얼마 전에 설치한 기존 키오스크를 벌써 바꿔야만 한다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홍규철 전북소상공인협회장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100만이나 폐업했을 정도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인데도 소상공인들에게 이런 부담을 준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상황이 좀 괜찮다면 당연히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에 동참하겠으나, 최근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100% 지원을 하지 않는 이상 키오스크 관련 추가 지출을 또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상공인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고, 이러한 정책을 입법할 때는 좀 더 균형을 생각해 신중하게 접근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되는 키오스크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통일하고, 국가 차원의 키오스크 생산 단가 감축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지혜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향후 생산되는 키오스크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만 만들 수 있게 법을 개정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또한 이전에 설치됐던 키오스크 교체를 자영업자 개인이 부담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교체 지원금이 같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생산 단가를 낮춰 설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연구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구매와 임대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유관기관들과 추가 지원 예산 편성도 논의 중이다”며 “생산 업체 검증 기준 완화를 통해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도 유도할 계획이며, 디지털 취약 계층과 소상공인들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개선 방안을 계속해서 검토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 역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관련 지역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 관련 내용을 몰랐다가 피해를 보는 분들이 없도록 최대한 홍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등 중앙 부처에 계도 기간 연장, 추가 국비 지원 등 방안을 문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