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아들 친구, 명태균에 '복당 조사' 의뢰…홍 아들은 "감사" 문자

2025-03-04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1년 5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4월 총선 직전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지 13개월 만이었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의 64.7%가 홍 시장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튿날에 이뤄진 입장 발표였다. 홍 시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민 여론에 힘입어 돌아가고자 한다”고 적었다.

이 여론조사는 명태균씨 실소유주인 미래한국연구소가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 최모씨의 의뢰를 받고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조사 비용 450만원까지 대납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씨가 홍 시장 복당 발표 나흘 전 2021년 5월 6일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하고, 홍 시장 측이 직접 관여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 20분 명씨에게 “전대(전당대회) 전 복당이 어려운 분위기인거 같다”며 “김기현이 (홍 시장 복당에 대해) 아직 아무 반응이 없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최씨는 이날 오후 6시 59분 명씨에게 재차 메시지를 보냈다. “홍준표 복당 〉 즉시 복당 or 전대후. 이 내용 들어가게 공표 조사 가능할까요”라며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래한국연구소는 곧장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에 홍 시장 복당 문항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2021년 5월 9일 결과를 공표했다. 여론조사 결과 홍 시장 복당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의 64.7%가 찬성했고, 복당 시기를 묻는 질문엔 63.6%가 ‘즉시 복당’이라고 답했다.

최씨는 결과 발표 전날인 5월 8일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던 강혜경씨 계좌로 여론조사 비용 450만원을 차명으로 입금됐다. 최씨는 이외에도 2021년 10월과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3월 등 총 11차례에 걸쳐 명씨에게 홍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4600만원의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나와는 상관없이 명태균씨와 친분 있던 내 주변 사람이 다른 데보다 반값도 안 되는 명씨가 주선한 기관에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비용 대납은커녕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조차 몰랐다는 취지다. 하지만 검찰은 복당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 과정을 홍 시장이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최씨가 아닌 홍 시장 아들이 국민의힘 복당을 최종 결정한 2021년 6월 24일 당일 명씨에 “대표님(홍 시장)은 사장님(명씨) 능력 신뢰하시고 무척 감사해 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명씨는 자신이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홍 시장의 복당 문제를 매듭지었고, 홍 시장 아들의 문자 메시지는 이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주장한다. 반면 홍 시장은 “아들이 명씨한테 속아서 감사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부인했다.

홍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은 대구경찰청에서도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관련 의혹과 관련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창원지검이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하고, 대구지검은 지난달 24일 사건을 재차 대구경찰청으로 보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