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박스쿨과 “연관없다”던 단체들, 지난해 공모선 ‘7개 협력단체’ ‘참여 연구원’ 표기

2025-07-09

극우 성향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리박스쿨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온 단체들이 지난해 늘봄학교 사업 공모 제안서에는 ‘협력단체’로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이하 글로리조합)의 지난해 1월 늘봄학교 사업 공모 제안서를 보면, 손효숙씨(당시 글로리조합 이사장)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리박스쿨 등을 협력단체로 내세웠다. 손씨는 당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늘봄학교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 협력단체로 명시된 단체는 꼬마킹콩,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 그린환경운동본부, 함께행복교육봉사단, 넥스트클럽 사회적 협동조합, 한국진로직업개발원 등 총 7곳이다. 대부분 손씨와 교류가 있었던 곳이지만, 그간 손씨나 리박스쿨과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글로리조합이 사업계획서에 첨부한 참여 인력 명단을 보면 연관성이 또 드러난다. 당시 대한교조 상임위원장이던 조모 교사는 참여 연구원으로 명시됐다. 기후위기 허구론을 주장한 박석순 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도 연구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리조합은 “프로그램 전문 연구진 20명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며 “준비된 교육문화단체 글로리조합에 초1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을 맡겨 주시면 잘 해내겠다”고 사업계획서에 밝혔다.

손씨는 그간 논란이 된 리박스쿨 활동과 자신이 추진한 늘봄학교 사업은 별개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늘봄학교 사업인 글로리조합의 늘봄 프로그램에 리박스쿨 강사진이 포함된 점도 확인됐다. 글로리조합은 “사전에 준비된 ‘늘봄 행복이 교실’ 강사 양성과정을 운영한다”고 적었는데, 첨부된 ‘늘봄 행복이 교실’의 포스터에는 박 전 원장 등 리박스쿨 강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문의처도 리박스쿨, 교육 장소도 리박스쿨과 같은 주소지로 기재됐다.

글로리조합이 리박스쿨과 함께 움직인 정황은 ‘트루스코리아’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확인된다. 커뮤니티 관리자는 지난 2월 게시글에서 “리박스쿨(과) 글로리조합도 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준비된 늘봄 행복이 선생님들을 초등학교 강사를(로) 파견할 계획”이라며 “패밀리즘(가족주의) 회복을 위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썼다.

글로리조합은 지난해 2월 한국과학창의재단 공모에서 지원 기관 54개 중 52위를 해 탈락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사업비 총괄표나 내외부 인건비 등 항목이 기재되지 않았고 글로리조합은 사업비 구성 등 일부 항목에서 0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손씨는 같은 해 한국늘봄교육연합회를 통해 서울교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늘봄학교 사업 진출에 성공했다. 손씨 측은 글로리조합을 ‘한국늘봄교육연합회의 전신’이라 하지만 서울교대 측은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한국늘봄교육연합회가 편향적 역사교육을 실시한 리박스쿨과의 관련성을 숨겼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손 대표 측은 “리박스쿨에서 강의한 분들 중 글로리조합 때부터 강의를 한 분이 2명 정도일 뿐”이라고 했다. 대한교조와 꼬마킹콩 등 협력단체와 연관성에 대해선 “목적이 전혀 다른 단체들”이라며 “글로리조합이 꼬마킹콩 같은 곳과 거래를 해왔고 (앞으로도) 협력을 할 것이라고 제안서에 어필한 것”이라고 말했다. 꼬마킹콩 측은 협력단체로 기재된 데 대한 구체적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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