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국정감사 = 김우영(민), 김장겸(국), 김현(민), 노종면(민), 박민규(민), 박정훈(국), 신성범(국), 이상휘(국), 이정헌(민), 이준석(개), 이해민(조), 이훈기(민), 정동영(민), 조인철(민), 최수진(국), 최형두(국), 한민수(민), 황정아(민), 최민희(민, 위원장)
7일 과방위의 방통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방송장악 논란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점철됐다. 이 위원장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까지 거론되며 전형적인 '정쟁 국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일부 의원들은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지위 활용, 통신망 이용료 무임승차 문제, 불법 스팸 및 온라인 성범죄 음란물 유통 문제 등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질의를 꿋꿋이 이어갔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1분 만에 직접 자신의 딥페이크 영상을 만드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 의원은 구글 검색을 통해 1분 만에 미국의 배우 '드웨인 존슨'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드웨인 상휘' 영상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이 의원은 누구나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고 유포할 위험이 있음을 경고했다. 또 이 의원은 네이버가 '시그널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통해 2021년 폐지된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를 "꼼수 부활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정헌 의원과 한민수 의원이 폭넓은 분야의 정책 질의를 선보였다.
이 의원은 구글과 유튜브가 지난해 정부로부터 674억원의 광고비를 받는 등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으면서도 정작 법인세 등은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수익에 비해 망 이용료는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SM그룹이 UBC 울산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방통위의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전국의 도로와 철도 터널, 지하철 등에서 재난방송 수신 환경이 여전히 불량하다며 "전력이나 통신이 끊긴 극한 비상 상황 등 긴급재난문자나 방송을 통한 전파가 불가능할 때는 라디오 재난방송이 대안임에도 여전히 수신 환경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방통위가 예산확보를 통해 국민 안전과 재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출석한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겸 위원장 직무대행으로부터 빅테크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한 과징금 법정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발언을 이끌어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통신 3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국내에서만 5년 사이 71% 인상돼 주요국과 역차별 문제가 우려된다며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팬트리 등 유료 구독형 플랫폼에서 불법성인물이 제작·판매되고 있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구글을 향해서도 음란성 콘텐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진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이진숙 위원장을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당초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이 위원장을 향해 "(이 위원장은) 법인카드와 관용차 사적 이용에 이어 방통위까지 사유화하느냐"며 "기관장 불출석 사유서를 대리로 작성하고 제출하게 하느냐"고 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에 파견된 상태거나 파견됐다 돌아간 사정기관 인사 17명을 증인으로 불러 국정감사장 앞에 나란히 줄을 세웠다. 그러면서 "역대 최다 사정기관 파견은 대한민국 언론장악을 위해 투입된 '정권의 드림팀'"이라며 "방통위가 아닌 완전 특별수사본부"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박정훈 의원이 이 위원장을 향한 야당 공세에 정면으로 맞섰다. 박 의원은 "(김혜경 씨가) '슬기로운 법인카드 생활'을 했는데 민주당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며 "김 씨가 법인카드를 쓴 게 드러난 것만 최소 2000만원이다. 3년 2개월 동안 법인카드를 자기 생활비처럼 썼다"고 주장했다. 이에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 발언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달라고 맞섰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날 국정감사가 끝나 출석한 증인 및 참고인들이 모두 귀가한 이후까지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방통위보단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사장을 향한 질의에 집중했다. 이 의원은 민 사장에게 "4대1의 경쟁률로 KOBACO 사장직에 올랐다는데, 그중 두 명은 KOBACO 출신 경력자였다. 민 사장보다 업무에 더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 사장)지원서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고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