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골수 공화당 지지층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간 갈등의 씨앗인 전문직(H1B) 비자의 최대 수혜층은 미국 거대기술기업(빅테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AGA 세계를 분열시킨 H1B 비자가 미국 테크 산업에 힘을 실어준다”며 “미국 기술은 수입 노동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H1B 비자 승인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아마존(9265건)이었다. 2위와 3위는 IT 아웃소싱 업체 인포시스(8140건)와 코그니전트(6321건)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구글(5364건),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5274건), 메타(4844건), 마이크로소프트(MS·4725건), 애플(3873건), HCL(2953건), IBM(2906건) 등 10위 권 안에 IT 기업들만 이름을 올렸다.
미국 테크계는 H1B로 세계 각지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머스크 등 정부효율부(DOGE) 진영과 실리콘밸리 테크계는 H1B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은 H1B 비자가 미국인 일자리를 뺏는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H1B 비자를 항상 좋아했다”며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으나 양측 간 논쟁은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인포시스·코그니전트·타타·HCL 등 10위권 기업 중 무려 4곳이 인도계 IT 아웃소싱 업체라는 점은 MAGA 진영에겐 공격 명분이 된다. H1B는 연간 8만5000건이 무작위 추첨으로 발급된다. 이 가운데 2만 건은 석사 이상 학위자 대상이다. 실제 H1B 발급자 대다수는 인도 국적으로 인도계 테크기업들이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계도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