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인더스트리 M&A] 신사업 띄우고 ‘먹튀’…성안머티리얼스 그림자①

2025-01-02

M&A 주체, 성안 '먹튀 논란' 김인겸

성안, 김인겸 취임 2달간 CB 대거 전환

2달 간 CB 전환 차익 165억 추정

이메디슨, 영업활동 없는 장부상 회사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KS인더스트리 새 최대주주에 오를 법인의 핵심인물이 과거 성안머티리얼스(전 성안)에서 ‘먹튀’ 논란이 있었던 인물로 확인된다. 성안머티리얼스는 지난해 8월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했는데 당시 전환청구시점을 앞둔 전환사채(CB)가 대거 시장에 풀려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다만 최대주주 변경은 최종 무산됐고 신사업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성안 '먹튀 논란' 김인겸씨····KS인더스트리 인수 시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S인더스트리는 이메디슨이라는 법인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납입일은 오는 23일로 예정됐다. 유증과 동시에 KS인더스트리 최대주주인 아크솔루션스는 자기가 보유한 주식 185만주(5.99%)를 매각할 계획이다. 잔금납입은 유증 납입 전인 17일로 유증과 아크솔루션스의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 최대주주는 자연히 이메디슨으로 변경된다.

이메디슨은 지난 2020년 비엔유라는 법인이 사명을 바꾼 곳으로 배명철, 이승훈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메디슨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언급되는 인물은 김인겸씨다. 김인겸씨는 이메디슨의 지분은 없지만 배명철씨와 함께 이메디슨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법인등기상에 미합중국인(미국인)으로 기재된 김인겸(KIM IN GYEOM) 또는 존킴(John Kim)으로 알려진 김씨는 삼성전자·인텔·브로드컴·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한 IT 전문가로 알려졌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8~10월 2달여간 성안머티리얼스의 대표로 재직했다. 당시 성안머티리얼스는 김인겸씨가 대표로 있는 이엘앰시스템이라는 법인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성안머티리얼스는 당시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반도체·IT 분야로 진출 신사업을 김인겸 대표가 주도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김씨는 성안머티리얼스 대표로 선임된지 2달도 안돼 사임했지만, 김씨가 대표로 있던 2달여 기간 일부 투자자들은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김씨의 대표 취임 및 신사업 진출 시점에 성안머티리얼스 전환사채(CB)가 대거 주식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성안머티리얼스에서 전환청구된 CB만 100억원(1393만2191주) 규모에 달한다. 이는 2023년 말 성안머티리얼스 전체 발행주식(6735만1047주)의 20.69%에 달한다. 이중 63억원이 김인겸씨가 대표로 있던 2달여간 주식으로 전환됐다.

성안머티리얼스가 발행한 CB 중 전환가액(719원)이 가장 낮은 140억원 규모 1회차 CB는 김 전 대표가 취임한 지난 8월 주식전환청구 시점이 도래했다. CB들은 콜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및 장외매도를 통해 ‘5%룰’을 피해 시장에 풀렸다. 해당 CB의 콜옵션 한도는 70억원이었으며, 김 전 대표 취임 시기인 작년 8~10월 동안 63억원이 주식전환됐다. 김 대표 취임기간 CB를 확보해 주식전환한 투자자들은 고점 기준 165억원의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인겸, 뒤에서 M&A 시도···성안 전철 우려

이메디슨은 사실상 장부상회사(페이퍼컴퍼니)로 KS인더스트리 인수가 목적인 비이클(매개체) 법인으로 파악된다. 2020년부터 지난 2023년까지 매출은 전무하며, 자본금 5억3000만원은 모두 대여금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순이익 역시 대여금에 대한 이자수익이 전부다. 현재 주소지는 김인겸씨가 대표로 있는 소시디어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소시디어 관계자는 “이메디슨은 이곳에 주소지만 등록해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메디슨은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메디슨의 이전 주소지는 김인겸씨가 건물주로 있는 삼성동 소재 건물 7층으로 등록됐다. 해당 주소지는 과거 김씨가 성안머티리얼스라는 상장사 인수를 시도할 당시 김씨가 대표로 있는 이엘엠시스템이란 법인의 과거 주소지이기도 하다.

KS인더스트리 새 최대주주 핵심인물로 김인겸씨가 언급되면서 KS인터스트리 역시 성안머티리얼스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안머티리얼스는 김씨가 사임하면서 자금조달 및 신사업이 차질을 빚었다. 김씨가 대표로 있던 이엘엠시스템이 납입하기로 한 400억 유증은 50억원만 대상자가 변경돼 납입됐다. 나머지 350억원은 아직도 납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반도체 신사업을 주도하기로 한 김씨가 사임하면서 신사업 역시 동력을 잃었다.

금윤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사업 추진과 동시에 CB의 ‘쪼개기’ 매각과 주식전환이 이뤄졌는데 신사업은 단순 주가부양 재료였을 수 있다”면서 “당시 ‘먹튀 논란’ 중심에 있던 대표가 상장사 인수에 나선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의 이메디슨 관련 문의에 대해 소시디어 관계자 및 김인겸 소유 건물 관리인은 “내용과 연락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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