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기준금리 동결 무게…"집값·환율 불안"

2025-10-13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열리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또다시 치솟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강화 위협 등으로 고환율 부담이 커지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짓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2.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했다.

금리인하에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주택가격 상승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를 담은 6.27 대책 발표 이후 꺾이는 모양새를 보였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다시 튀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 주(9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7% 올랐다. 아파트값 상승폭은 9월 한 달 동안에만 1주 0.08%에서 2주 0.09%, 3주 0.12%, 4주 0.19%, 5주 0.27%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에도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과 기대심리 확산, 환율 상황 등을 우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통화정책방향회의(8월 28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이 동결을 지지했다. 주택시장 수급 우려와 금융여건 완화 기대 등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잠재해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집값 급등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재점화의 영향으로 장 초반 1430원대까지 뛰었다. 장중 1434.0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2일(1440.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재점화에 따른 위험 회피가 성향이 짙어지면서 원화값이 하방 압력을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투자협상 타결과 미·중 관세협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1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됐을 당시만 해도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다시 뛰고,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영향으로 당분간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달에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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