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발 매물인 최원태의 예상 행선지로 거론된 팀들 중 하나였다.
예상과 다르게 롯데는 최원태에 큰 관심이 없다. 내부 FA인 김원중과 구승민을 앉히는데 성공한 롯데는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렇게 후보군 중 하나로 꼽혔다는 건 팀의 현재 상황이 반영되었다고 볼수 있다. 롯데는 선발 자원이 부족한 팀이다.
롯데의 올시즌 선발 평균자책은 4.91로 썩 나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 내내 5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의 호투가 있었다. 반즈는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시간이 있었지만 에이스 역할을 했고 윌커슨은 12승8패 평균자책 3.84로 두자릿수 승수를 쌓았다.
문제는 국내 선발진이었다. 국내 1,2선발로 꼽힌 박세웅과 나균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세웅은 8월 막바지까지 기복 있는 피칭을 했다. 나균안은 시즌 개막 전부터 개인사로 떠들썩하더니 6월 말에는 선발 등판 전날 술자리에 참석해 자기 관리 소홀 문제로 징계를 받았다. 그나마 좌완 김진욱이 선발로 자리를 잡은 건 소득이었지만 나균안이 이탈하면서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심지어 김진욱마저 군입대 가능성이 있다.
롯데는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선발 자원들로 다음 시즌 과제를 해결하려한다.
일단 박세웅부터 중심을 잡아줘야한다. 다행히 박세웅은 시즌 막판 팀이 바라던 모습을 보여줬다. 8월27일 한화전에서 7이닝 6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한 박세웅은 9월 5경기 32.1이닝 12실점(10자책) 평균자책 2.78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이 다시 커진다.
올시즌 가능성을 보인 투수들도 꽤 있다.
중간 계투로 활약했다가 시즌 막판 5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박진은 선발 후보군 중 하나다. 박진은 9월11일 SSG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3.2이닝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9월25일 KIA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진을 내년 시즌 선발 자원으로 분류했다. 박진은 몸 관리를 위해 일본 도쿄에서 맞춤형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중이다.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로 이름을 알리고 올해 신인으로 첫 선을 보인 좌완 정현수도 팀의 귀한 왼손 투수다. 가능성을 이어간다면 선발 자원 활용도 가능하다. 정현수는 올시즌 18경기 1승1패1홀드 평균자책 4.56을 기록했다.
강속구 투수 이민석도 후보군 중 하나다. 롯데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던 KIA의 스파링파트너로 연습경기를 할 때 이민석이 선발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다. 이민석은 정현수와 함께 일본 지바롯데 1군 마무리 캠프에 파견됐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민석의 투구를 보고 지바롯데 구단이 크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롯데는 외부 수혈로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내부 자원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팀이 기대하는 자원들이 약점을 지워주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