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황당 계산법

2025-04-03

미국이 185개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무인도까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데다 산정 방식도 주먹구구식이라 국제적인 논란이 거세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대 국가의 관세·비관세 장벽에 따라 미국이 적용받는 관세를 측정하고, 그 절반 수준을 상대국에 물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론 해당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액을 해당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눈 것이다.

미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수입액은 1315억 달러다. 수출액은 655억 달러로, 660억 달러의 상품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660억 달러)를 수입액(1315억 달러)으로 나누면 50.2%가 나온다. 한국이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이런 계산으로 나왔다. 50.2%를 절반으로 나눈 뒤 소수점을 올림 하면 상호관세율(26%)과 일치한다.

일본(24%)·중국(34%)·인도(27%)·베트남(46%) 등도 동일한 계산법이 적용된다. 다만 미국이 상품수지 흑자를 봤거나 적자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엔 10%의 기본 관세를 일괄 적용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공개한 공식도 사실상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것이다. 수입 수요 가격 탄력성, 관세에 대한 수입 가격의 탄력성의 변수가 분모에 있지만, 이를 곱하면 1이기 때문이다. USTR은 “국가별로 수만 개의 관세, 규제, 세제와 기타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은 너무 복잡하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자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 수 있는 관세율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상호관세 부과 대상국엔 미국과의 교역이 거의 없는 나라까지 포함됐다.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한 곳은 남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와, 인구가 1만 명도 되지 않는 캐나다 동부 해안의 프랑스령 섬인 생피에르 미클롱으로 관세가 50%에 달한다.

무인도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10%)도 포함됐다. 남극 대륙에서 약 1700㎞ 떨어진 섬으로, 펭귄·물개·바다표범 등만 서식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이 외에도 투발루, 바베이도스, 토켈라우 등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섬나라가 대거 관세 부과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때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25%라고 소개했지만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명시됐다. 백악관은 “조정된(adjusted) 수치”라면서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스위스·남아공·필리핀·세르비아·보츠와나 등도 부속서의 관세율이 1%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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