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비트코인 보유량 103개 불과
부동산 투자로 리스크 관리 나서
IPO 앞두고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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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대신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중이다. 업계는 이례적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리스크 관리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 하락세를 대비한 안전자산 확보라는 것이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03개로 38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2021년 4분기 1419개와 비교해 90% 이상 대폭 줄었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2000억원치를 줄여온 셈이다. 이는 현재 빗썸의 시가총액 41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빗썸의 장외주식은 17일 기준 9만9000원 수준으로 추정 시가총액은 약 4215억원이다.
반면 경쟁사인 업비트와 코인원의 경우 비트코인 보유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빗썸의 매도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최근 업비트의 비트코인 보유 수량은 1만4666개, 코인원은 266개를 기록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 유력 기업들 가운데서도 비트코인 보유 수량을 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해 현재 47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빗썸은 비트코인을 처분한 금액으로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N타워'를 68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했다. 2021년에도 1404억원, 2022년에는 163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사들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빗썸은 동남아 지역에서도 부동산 투자를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 이사회를 소집해 베트남 법인 예산을 승인과 다낭·호이안 개발계획 승인 의안 등을 원안대로 가결한 것이다. 업계는 빗썸이 베트남 부동산 사업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빗썸 측은 특히 국내 부동산 투자를 놓고 사세 확장에 따른 사옥 확보라는 입장이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다른 해석이다. 가상자산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빗썸이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데 나섰단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세를 겪을 때를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가상자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빗썸이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부동산 투자를 펼쳤다는 점을 놓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향후 빗썸이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업을 펼칠 때 신뢰도를 낮출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각에선 빗썸이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사업지속성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일은 부정적이란 평가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 보유량도 큰 요인이란 것이 업계 중론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상장할 때도 65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해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규모를 고려할 때 100개 수준의 비트코인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비트코인 시세가 크게 하락하면 빗썸이 다시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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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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