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태원 참사 막아라'…AI로 인파 실시간 감지 기술 개발

2025-09-17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 밀집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 장소에 모여 있는 인원수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인파의 유입이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축제나 행사, 도심 교통 혼잡 완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군중 밀집 예측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KAIST는 17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군중 밀집 상황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군중이 모이는 양상은 단순한 인원수 증감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같은 인원이어도 유입 경로와 이동 양상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연구는 ‘현재 몇 명이 모여 있는가’ 혹은 ‘어느 경로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는가’에만 집중해 이같은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특정 골목에 밀집도가 급증하는 현상은 현재 인원으로만 파악하기 어렵고 인근 지역에서 계속해서 인파가 몰려 오는 흐름(간선정보)을 함께 보면 위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이재길 교수팀은 이러한 움직임을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래프(time-varying graph)’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즉 특정 지역에 몇 명이 있는지(정점 정보)와 지역 간 인구 흐름이 어떤지(간선 정보)를 동시에 분석 해야만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바이모달 학습(bi-modal learning)’ 방식을 개발했다. 이는 인구수(정점 정보)와 인구 흐름(간선 정보)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공간적 관계(어느 지역끼리 연결돼 있는지)와 시간적 변화(언제, 어떻게 이동이 발생하는지)를 함께 학습하는 기술이다. 특히 연구팀은 3차원 대조 학습(3D contrastive learning) 기법을 도입했다. 즉, 2차원 공간(지리) 정보뿐만 아니라 시간 정보를 더해 모두 3차원 관계성을 학습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단순히 ‘지금 인구가 많은지, 적은지’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어떤 패턴으로 밀집이 진행하고 있는지’를 읽어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기존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혼잡 발생 장소와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적용해 서울·부산·대구 지하철과 뉴욕 교통 데이터, 한국·뉴욕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등 실세계 데이터를 직접 수집·가공해 연구용 데이터셋 6종을 구축하고 공개했다. 제안 기술을 검증한 결과, 기존 최신 방법 대비 최대 76.1% 높은 예측 정확도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이재길 교수는 “사회적 파급력을 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술이 대형 행사 인파 관리, 도심 교통 혼잡 완화, 감염병 확산 억제 등 일상 속 안전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남영은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나지혜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데이터마이닝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인 ‘지식발견및데이터마이닝학회(KDD) 2025’에서 지난 8월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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