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금융인] 금융그룹회장 최초 국감 출석 우리금융 임종룡

2024-10-11

[FETV=심준보 기자] 임종룡<사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국무총리실장과 NH농협금융그룹 회장 등을 거쳐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한 임 회장은 금융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오며, 그동안 '중재자'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국감 출석에서 그는 금융사고 보고 미흡,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논란 등 우리금융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인 질타를 받아 위기에 직면했다.

11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회장은 이번 금융위 국감에서 주목받는 주요 인물 중 한명이었다. 그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350억원대의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지적받았다. 지난 8월,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하게 350억원을 대출해 준 사실이 드러났고,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을 통해 친인척들이 각각 7억원을 부정하게 대출받은 사실을 발표했었다.

그는 현 경영진 책임 여부에 본인도 포함된다며 내부통제 미흡을 인정했지만 부당 대출을 인지한 직후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문제제기에는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1차 자체검사에서는 위법 행위를 밝혀내지 못했고 이에 2차검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했다는 설명이다. 내부통제를 위한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그룹사 전 임원의 동의를 받아 친인척에 대한 신용정보를 등록하겠다고 했다. 신용정보를 통해 대출시 적정성 검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 방안도 제시하고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직속 윤리경영실을 만들어 외부전문가 중심의 감시 기능 내부자 신고제도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부당대출이 '황제경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자회사 임원 인사권 포기 의사도 밝혔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함께 자회사 임원 인사권 포기까지 언급되자 일부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회장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그룹 내부 파벌 갈등 문제가 더 커지는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그는 계파 갈등에 대해 "우리은행은 통합은행의 성격 그리고 오랫동안 민영화되지 못한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취임 이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교육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부족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 가운데 임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게 됐다. 그는 국무총리실장 재임 시절과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도 일종의 중재자로써 농협의 구조조정과 내부 개혁을 주도하며,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는 농협금융그룹 회장 취임 당시 농협중앙회와 같은 입김이 센 곳에서도 잘할수 있겠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과거 농협조합장들에게 우리투자증권 인수 필요성을 직접 설득해 성공시켰다. 이를 통해 ‘중재의 달인’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그의 역할은 이전과는 또 다른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과거 2023년 2월 우리금융 대표이사 회장직에 내정된 후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겠다”며 “우리금융그룹이 시장과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기업문화 건강도 진단 등을 통한 실질적 변화관리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 본격 가동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춰 기업문화 혁신을 고도화하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며 “내부통제 체계도 그룹 내 사각지대가 없도록 실효성 있게 업그레이드하고 윤리·준법의식 강화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가 중재 능력을 발휘해 취임사와 신년사를 통해 남긴 메시지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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