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비 2배 늘어 타당성 재조사
“경제성도 없어 좌초 위기도 우려”
서해 최북단에 조성하려는 인천 백령공항 개항이 또 늦어질 전망이다. 이번이 3번째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백령공항 건설사업비가 2018억원에서 3912억원으로 대폭 늘어남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지난 9월 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했다고 6일 밝혔다.
타당성 재조사는 9개월 정도 걸린다. 이에 따라 백령공항 개항은 2029년에서 2030년으로 지연이 불가피하다.
백령공항 건설사업비가 대폭 늘어난 것은 지난 6월부터 시행된 항공사업법 개정령과 백령도가 접경지역에 위치해 때문이다.
국토부는 백령공항을 애초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 할 수 있도록 건설하려 했으나, 이를 80인승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길이 1200m, 폭 30m의 활주로 주변의 착류대를 150m에서 280m로 넓혔다. 착륙대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비행기와 탑승객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활주로 주변에 설치하는 녹지로 된 안전지대이다.
이에 따라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25만4000㎡에 건설하려던 백령공항은 착륙대가 늘어나면서 82만㎡ 로 커지면서 사업비도 늘어난 것이다.
또한 북한과 인접한 백령도는 월경의 우려가 있어 국방부는 백령도에 이·착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시계비행이 아닌, 계기비행을 하도록 계기비행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백령공항은 활주로 1본과 관제탑, 여객터미널 등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백령공항이 개항하면 김포공항까지 1시간 정도밖에 안 걸려 현재 여객선으로 4시간 이상 걸리는 것에 비해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국토부와 인천시는 애초 2025년 착공, 2027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각종 절차 문제 등으로 2029년으로 연기됐고, 이번 사업비 증가에 따른 타당성 재조사로 다시 2030년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행정 절차상으로 2030년 개항 목표를 설정했지만, 서해 최북단 먼 섬에 조성되는 데다 시험운영 등을 고려하면 개항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백령공항 건설이 좌초될 우려도 있다. 2022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 편익(B/C)은 0.91 나왔다. 타당성 조사에서 B/C가 1을 넘지 않으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착륙대 등으로 건설사업비가 2배가량 늘어난 만큼, B/C는 2022년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백령공항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섬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 등 정책성 분석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