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에 중동 전초기지 세운다

2025-05-15

현대자동차가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사우디를 전초기지로 삼아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사우디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고, 사우디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와 카타르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움직임에 맞춰 현지 생산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단 복안이다.

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중동 지역 첫 생산 거점인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신규 조성한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제조 허브이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으로,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된다.

현대차가 사우디에 중동 지역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사우디가 중동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34%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판매된 자동차 약 294만대 중 84만대가 사우디에서 팔렸다.

더욱이 현대차가 판매되는 중동 14개국 중 사우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올해 1분기 소매 판매를 기준으로 중동 지역 전체 6만대 중 3만4000여대가 사우디에서 판매됐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HMMME 착공식 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내 사우디, 나아가 그 영향권에 있는 북아프리카 등 전체적인 방향을 볼 때 사우디 공장 설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초석을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HMMME를 사우디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 거점으로 구축하고, 향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동 지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단 계획이다. 중동 지역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278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타격으로 이듬해 230만대로 줄었다 반등하는 추세다. 2030년을 전후로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기차 시장은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 사우디는 기존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과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연간 5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는 한편, 수도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카타르도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 달성을 목표로 인프라를 조성 중이다. 아랍에미리트도 2019년 1억 달러에서 2022년 13억9000만 달러로 전기차 수입액이 약 14배 증가하는 등 중동 지역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추세다.

아울러 미국과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가 급진적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에겐 호재라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해외 순방 일정으로 사우디, 카타르, UAE 등 3개국을 방문하며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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