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트럼프부터 탄핵까지
IT업계 새해를 덮친 내우외환
애플·구글·아마존·메타·소프트뱅크·틱톡…. 지난해 말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기업 목록 중 일부다. 마러라고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이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마러라고를 ‘우주의 중심(center of the universe)’이라고 표현했다. 쟁쟁한 빅테크 기업가들을 모두 마러라고로 끌어모은 건, 그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올해 세계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의미. 한국 IT산업도 그 영향권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트럼프 2기’의 방향성은 확실하다. 극도의 미국 중심주의, 관세·비자 장벽을 통한 경쟁국과 해외 기업 견제 등 ‘경제적 내셔널리즘’ 시대를 트럼프 자신의 입으로 수차례 예고했다. 다만 더 이상 대통령 선거에 나올 수 없는 트럼프 당선인이 얼마나 더 파괴적인 방식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실행에 옮길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유럽 등 주요 시장도 자국 기업 보호막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해 전력질주 중인 한국 IT기업과 스타트업들 앞을 막는 큰 외환(外患)일 수 있다.
게다가 기업들이 처한 나라 안의 근심(內憂) 역시 만만치 않다.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환율·주가 등이 요동친다. 동시에 정치권 일각에선 규제 강화의 칼날을 갈고 있다. 불확실과 불안이 수없이 중첩된 새해. 덩치 큰 IT기업도, 스타트업도 함께 떨고 있다.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팩플이 맥을 짚어봤다.
1. 한 번 더, MAGA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A사는 미국 회사와 특허 기술을 판매하려고 협상 중이었는데, 최근 협상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기업 공동연구와 투자를 제한하는 미국 정부 기조를 배경 삼아 기술 구입비용을 크게 낮추려 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곧 도래할 ‘트럼프 2.0 시대’가 이미 국내 작은 벤처기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두 번째 대통령 선거일에 ‘Make America Great Again(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 새겨진 모자를 쓴 채 투표했고, 다시 승리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상징하는 슬로건을 통해 ‘트럼프 2.0’의 방향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셈이다. 이미 시작된 변화, 방향성 따져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