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석고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에 향을 입혀 장식품을 만드는 석고 공예에 도전해봅시다.
도전! 석고 공예
물을 포함하는 수화황산염 광물인 석고는 무르고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며 땅속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석고보드·블록·회반죽 등 건축 자재 및 장식, 시멘트, 백색 안료, 비료나 토양 개량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석고를 구워 수분을 제거한 소석고는 의료용 깁스나 치과의 치아 본 작업 등에 사용되며, 주물의 모형 제작, 분필 제작 등에도 쓰인다. 미술 쪽에선 예로부터 석고를 활용해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고 프레스코 등 그림을 그리는 데도 활용했다.

석고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조형물에 향을 입혀서 장식품을 만드는 석고 공예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방향·제습·탈취·인테리어 소품 등의 다양한 활용과 실용성을 지닌 석고 공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마띠아스 공방을 찾았다. 성수연 대표가 “석고는 약 5000년 전에 피라미드의 건축 재료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재료죠. 자연 광물을 캐내어 가루로 만든 다음 60~150도로 구워서 오늘 우리가 사용할 공예용 석고부터 여러 가지 종류의 석고를 만들어내죠”라고 설명했다.

구운 석고는 물과 반응하면 열을 내면서 굳는데, 이때 많은 구멍이 석고에 만들어지며 수분을 흡수하고 확산, 발산하는 특징을 갖는다.덕분에 석고 방향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향을 넣었을 때 공기보다 가벼운 향기 분자들이 석고의 구멍 안에서 천천히 확산되며 지속적인 발향 효과가 있고, 발향이 끝나면 다시 향을 주입해 쓸 수 있다. 물을 좋아하다 보니 습도 조절에도 좋고,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김지우 학생기자가 “석고 공예의 장·단점이 궁금해요”라고 얘기했다. “장점은 한 번 만들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지루해지는 게 단점이죠. 저는 즐길 만큼 즐기다가 지루해지면 그냥 버리지 말고 신발장이나 싱크대 밑처럼 약간 습도가 높고 냄새 나는 곳에 놔두라고 얘기해요. 작은 석고 소품 같은 경우 벌레 퇴치하는 아로마 오일을 뿌려서 옷장에 두면, 벌레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습기를 예방하는 역할을 해요.”
예쁜 조형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방 내부에는 천사 모형·장식 트레이·벽걸이 소품 등 다양한 석고 공예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석고를 물에 개어 몰드라는 틀에 부어 굳히면 저런 작품들을 쉽게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요. 물론 처음엔 예쁘게 만드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직접 조각을 안 하고 저렇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몰드에 석고를 부어서 만드는 작업 대신 플라스터 스톤아트로 석고 방향제를 만들기로 했다. 돌·모래·자연물을 주재료로 다양한 활동과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게 성 대표가 고안한 제작 방식이다. “석고 굳히는 작업을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요. 틀 만들면 수업이 끝나죠. 근데 지금 작업은 미리 굳혀 놓은 석고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디자인과 컬러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창의성과 감성을 담아낼 수 있죠. 몰드에 찍어낸 석고 방향제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에요.”

작업을 위해 폭 3.5cm의 안정적으로 스탠딩 가능한 석고 원형이 준비됐다. 원하는 향으로 발향 효과를 주고 데코 소재로 꾸미고 중간에 아크릴 튜브를 꽂을 수 있게 디자인된 곳에 수경 식물도 심어볼 예정이다. 성 대표가 공방에는 30개가 넘는 향료가 있지만 선택하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추천 향 4가지를 준비했다고 했다. 향료를 고르기 위해 하나씩 향을 맡아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어떤 향이 가장 인기가 많아요?”(시온), “강사님은 어떤 향을 좋아하세요?”(지우) 질문했다. “자기가 좋다고 느끼는 향이 가장 좋은 향이에요. 선택하는 게 쉽지 않죠.” 오랜 고민 끝에 각자 원하는 향을 골라 석고 원형에 떨어뜨리자, 금방 흡수되는 게 보였다.
이시온 학생기자가 석고 방향제 향의 지속 시간을 질문했다. “향에 따라 지속 시간이 다르지만 석고 용량의 약 5% 정도를 섞어서 만들면 발향 기간은 약 2주~1달 정도 예상해요. 습도와 공간의 면적,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아요. 향에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5%도 힘들 수 있어 석고 원형을 만들고 원하는 양의 강도만큼 향료를 흡수시켜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오늘도 디자인 작업이 완성된 후 향을 흡수시켜 줄 거예요. 그럼 향기로운 석고 방향제로 완성되겠죠.”
다음으로 지나간 여름을 추억하며 나만의 바다를 꾸며보기로 했다. 성 대표가 “전 ‘안녕 바다’라고 이름 지었는데, 제 상상 속 바다는 잔잔해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바다는 어떤가요. 우선 컬러를 골라보세요. 한 가지 컬러가 아니어도 돼요. 저도 진한 색부터 흐린 색까지 다 골랐죠. 다양한 색깔이 있으면 예쁩니다”라고 알려줬다.

바다를 나타내기 위해 푸른 계열의 아크릴 물감 중에 선택한 물감을 팔레트에 짜고, 붓에 물과 물감을 묻힌 후 칠해준다. 우선 진한 색부터 붓에 물감이 없어질 때까지 칠하는데, 대충 칠해도 괜찮다고 했다. 다 칠한 후에 한 번 더 반복해서 칠해주는데 두 번째 칠할 때 훨씬 잘 칠해지는 게 느껴졌다. “물감을 많이 찍어서 펴 바르세요. 어느 정도 물감이 칠해지면 한 방향으로 칠해서 경계를 없애주세요.”

붓에 물감이 거의 없을 때 쓸어주는 작업을 하면 은은하게 색깔이 여러 층으로 나뉜 그러데이션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제 마무리를 하자는 성 대표의 말에도 소중 학생기자단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덜 칠한 부분, 경계가 있는 부분 등을 없애기 위해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어차피 바다는 다 똑같은 컬러가 아니니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해변의 모래를 작업하기 위해 먼저 위치를 정한 다음, 석고 가루를 접착 용액에 섞어 만든 석고풀을 발라준다. 석고풀 위에 모래를 톡톡톡 뿌리고 살짝 기울여 털어내면 안 붙은 모래가 떨어지는데, 이를 반복하면 근사한 모래사장 느낌이 난다. 이어 장식 소품을 고르고 위치를 잡는데, 조개·불가사리·고래·거북이·해초·스톤·수영하는 사람 등 소품이 다양해 고민이 많았다.

“소품은 큰 것부터 붙여주고, 떨어질 수 있으니 안쪽에 붙이는 게 좋겠죠. 석고풀을 너무 얇게 바르면 금방 떨어질 수 있으니 잔뜩 바르고 소품을 올려주세요. 붙인 후에는 굳을 때까지 좀 기다릴게요.” 소품을 붙인 자리에 석고풀이 보여 보기 싫으면 모래를 톡톡톡 뿌려 가려주면 된다.

“석고는 굳으면서 제형이 바뀌어 단단해져요. 그걸 이용해 파도가 치고 부딪히는 모습을 나타낼 건데요. 나무 스틱으로 석고 반죽을 떠서 파도가 탁 치는 모습, 그때 일어나는 물보라, 물결을 표현해주는 거죠.” 성 대표 말대로 석고 반죽을 올려놓고 나무 스틱으로 살짝살짝 건드리면서 모양을 변형하니 진짜 파도 같은 느낌이 났다. 마지막으로 아크릴 튜브에 물과 스톤을 담고, 누구나 키우기 쉬운 테이블야자를 심은 뒤 마리모도 넣어줬다. 마리모는 행복할 때 물 위로 떠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소중 학생기자단이 마리모를 넣자 봉긋 물 위로 떠올라 더욱 기분이 좋았다.

앞서 골랐던 향료를 여러 번 뿌려 흡수시키니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석고 화병 겸 방향제가 완성됐다. 집 안 장식이자, 식물도 자라고, 향기를 일상에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다. 성 대표는 아무 생각하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석고 공예를 추천한다고 했다. “석고 공예 작업을 할 때 오롯이 이거에만 집중하게 되고 딴생각을 못 하잖아요. 일상생활에 지쳐 있을 때 하면 힐링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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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마띠아스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