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육군이 전투 병과에 배치된 남녀 군인에게 동일한 체력 기준을 적용한 새로운 체력검정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미 육군은 22일(현지시간) 기존의 육군전투체력시험(ACFT)을 대체하는 성 중립 체력시험인 '육군체력시험(AFT)'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 시험은 데드리프트, 팔굽혀펴기, 플랭크, 전력 질주 및 중량 운반, 2마일(약 3.2㎞) 달리기 등 총 5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구성 자체는 기존 시험과 유사하다.
그러나 격렬한 전투에 투입되는 21개 전투 보직의 여군에게 남군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해당 보직에서 근무하려면 남성과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7∼21세 전투 보직 여군의 경우, 기존보다 상향된 기준이 적용돼 데드리프트는 120파운드(약 54.4㎏)에서 140파운드(약 63.5㎏), 2마일 달리기는 23분 22초에서 22분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체력시험에서 5개 종목 중 하나라도 최저 기준을 넘지 못하면 탈락 처리한다. 두 차례 연속 탈락하면 제대해야 한다.
전투 보직 여군이 남성 기준에는 미달했지만 여군 기준은 충족했을 경우에는 전투 보조 보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했다.
미 육군은 전투 병과 병사의 경우 각 종목 최소 60점, 총점 최소 350점을 받아야 한다. 전투 보조 병과는 종목 기준은 같지만 총점 하한선이 300점으로 다소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새 시험 제도는 올해 6월부터 시행되며, 현역 병사들은 내년 1월부터 적용 대상이 된다. 현역은 연 2회, 주방위군 및 예비군은 연 1회 시험을 치른다.
이같은 변화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투 보직 여군에게 기존에 적용되던 낮은 체력 기준을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미 육군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이던 2022년 공정성을 이유로 체력검정 때 여군이 넘어야 할 기준을 낮추도록 했다.
주방위군 보병 장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전부터 일부 전투 병과에 여군이 배치되는 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저서에서도 남군과 여군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빠는 우리가 위험에 나서도록 격려하는 사람들이고 엄마는 우리 자전거에 연습용 보조 바퀴를 달아주는 사람들"이라며 "우리에게 엄마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군대에서, 특히 전투부대에서는 아니다"라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새 기준 도입으로 인해 육군이 위험도가 높은 병과에 여군을 모집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