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 “尹당선에 전재산 올인”…강남 20층 빌딩으로 옮겼다 [尹의 1060일 ⑯]

2025-05-01

윤석열의 1060일

“대통령 윤석열에게 모든 걸 걸었어. 나 전 재산 올인이야.

20대 대통령 선거를 9개월쯤 앞둔 2021년 6~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64·이하 건진)는 평소 만나던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같은 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힌 직후였다.

건진은 사재를 털어 비공식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실제 ‘올인’했다. 그가 고관대작(高官大爵)들의 혈을 뚫어주던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뒷편 주택가에 위치한 ‘법당’ 대신 새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 양재역 인근 지상 20층짜리 건물을 골랐다. 건진은 주변 인사들에게 “법당엔 사람들이 많이 못 모이니까 양재동에 사무실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곳이 윤석열 대선캠프 인사들이 ‘양재 캠프’라고 부르던 사무실이다.

건진의 양재동 사무실은 윤 전 대통령이 사비 1억5000만원을 들여 공식 사무실로 사용했던 광화문 이마빌딩 캠프 사무실과는 다른, 이른바 ‘비밀 캠프’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건진의 역삼동 법당과는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2021년 11월 5일, 윤석열 당시 경선 후보는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자로 공식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직후 여의도 대하빌딩에 공식 대선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

그즈음 건진은 지인들에게 죽는 소리 하듯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달라. 숫자 ‘0’이 뒤에 1~2개 더 붙는다니깐.” 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건진은 일주일에 4000만~5000만원은 썼다고 한다. 건진이 실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밀 캠프를 운영했는지 등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건진은 자신의 캠프 활동을 ‘선거 운동’이라고 하지 않았다. 단지 어르신의 호의였을 뿐이었다. 그가 지난 1월 5일 서울남부지검 별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에게 한 말을 보면 그렇다.

검사 “피의자는 윤석열 선거대책위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운동을 했지요?”

건진 “상임고문 안 했습니다. 그냥 애들이 저를 바깥에서 통용되는, 저를 존칭해주는 사람들이 고문님이라고 부르니까, 나이 먹은 사람이 빈손으로 가기 그러니까 밥값 내주고 음료수 사다 주고 떡도 사다 준 것입니다.”

건진은 2022년 1월 17일 대중에게 모습이 노출됐다. 같은 달 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9층 네트워크본부를 격려 방문했을 때 “직원들 다 이리로 와”라며 주도적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다. 건진은 당시 윤 후보자의 어깨를 툭툭 치고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윤 당시 후보에게 네트워크본부 간부와 직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건진의 영향력이 최고조였던 순간이다.

하지만 건진의 이런 모습이 공개되고 무속인 캠프 논란이 불거지면서 권영세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 이튿날 네트워크본부 조직 공식 해산을 발표한다. 건진은 외부 시선을 피해 수면 아래로 몸을 숨겼지만 캠프 활동을 멈춘 건 아니었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일일보고’란 이름으로 네트워크본부 간부들의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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