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은행권 사업자 인증서 시장 꿈틀…국세청 도입 급물살

2025-12-30

국세청이 새해 상반기 사업자용 민간 간편인증서비스를 도입하며 공공기관 인증시장이 확대 개방된다. 공공 인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은행권이 시장 개방에 따라 간편인증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서비스 확대 전략을 펼치며 인증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내년 상반기 내 사업자용 민간 간편인증서를 홈택스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부터 행정안전부로부터 배포받은 인증모듈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개인사업자는 홈택스 로그인과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시 공동인증서 혹은 금융인증서를 이용해야 했다. 인증 모듈 표준 체계 연동 및 보안 검증 등 절차를 끝내면 민간 사업자용 간편인증서로도 해당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2025년 연초부터 행안부와 협의해 은행 사업자용 민간 간편인증서를 도입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매일 수백만건 이상의 전자세금계산서가 발급되고, 소득금액증명 등 각종 민원증명이 연간 7000만건 이상 발급되는 등 오류 발생 시 민간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정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분야로 민간 인증서가 확대되며 인증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안부는 '공공분야 민간 전자서명확산' 정책 일환으로 공공기관 사이트에 개인용 민간 간편인증서 연동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용 인증서뿐 아니라 사업자용 인증서로 그 분야가 확대되며 인증서 범용성과 이용자 편의성 등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민간 인증서 확대 정책에 은행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업자용 민간 인증서를 발급하는 곳은 크게 금융결제원, 민간인증사업자, 은행권으로 나뉜다. 은행권에서도 현재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카카오뱅크만이 사업자용 인증서를 발급하는 가운데, 그동안 국세청 홈택스에서 인증서 도입이 미뤄지며 '반쪽짜리' 기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 3월 조달청 나라장터 인증수단으로 은행 사업자 인증서가 채택됐지만, 국세청 홈택스에서 사용이 제한되며 사업자 고객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한 은행권 사업자용 간편 인증서 발급 건수는 매우 미미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를 유지해왔다.

국세청 홈택스 연동 계기로 은행권은 적극적인 시장 확대 움직임을 펼칠 전망이다. 국세청과 조달청에서 사업자용 민간 인증서가 채택되면 사실상 사업자 인증시장 핵심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셈이다. 은행권은 비대면 인증서 발급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며 사업자 고객을 공략, 이용자 편의성과 선택권을 높여 인증시장 지각변동이 예견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검증받은 기능과 보안성을 바탕으로 사업자 고객이 보다 다양한 공공 분야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 분야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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