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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안에 심혈관 질환을 조기에 예측하는 기술로 전 세계 최초·표준이 되겠습니다.”
최태근(사진) 메디웨일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망막 촬영으로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닥터눈 CVD’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망막으로 심혈관질환을 예측하는 개념 자체는 그동안 의료계에서 꽤 논의돼 왔다. 하지만 이를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실제로 병원에 공급하는 곳은 메디웨일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최 대표는 “미국에서 탄생하는 대부분의 의료기술과 달리 닥터눈은 한국에서 개발된 오리지널 기술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눈 CVD는 주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 대사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된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 대부분 심혈관·콩팥 질환 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망막은 혈관을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신체 기관”이라며 “닥터눈은 AI로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질환 발병 위험도를 정량화해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메디웨일은 현재 국내외 230만장 규모의 망막 데이터를 보유했다. 현재 닥터눈 CVD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국내외 병의원 60여 곳에 공급되고 있다. 최 대표는 “의사 개인의 경험에 근거해 판단했던 것을 닥터눈을 통해 더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닥터눈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 진단 방식인 컴퓨터단층촬영(CT) 보다 편리하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동네 병원에서는 CT장비나 초음파 장비를 구비하기 어렵고, 큰 병원에서는 CT를 찍으려면 3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며 “닥터눈 예측도는 심장 CT와 유사하고 경동맥 초음파 검사보다 우수하다”고 자신했다.
메디웨일은 지난해 두바이 당뇨 클리닉 글루케어와 닥터눈 CVD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루케어는 연간 2만 명 이상의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글루케어와 계약은 유럽 등 앞으로의 해외 진출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며 “최근 유럽의 대형 병원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귀띔했다.
최 대표의 올해 과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다. 의료 AI 업계 최초로 ‘드노보’ 트랙을 선택했다. 드노보 허가는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에 대해 최초로 승인을 부여하는 절차다. 최 대표는 “망막으로 다른 장기 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새로운 개념”이라며 “기존 의료기기와 동등성을 입증하는 510K 트랙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혁신 기술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었다”고 전했다. 메디웨일은 올 하반기에 FDA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만성 콩팥병을 조기 예측하는 ‘닥터눈CKD'는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보험 수가 획득해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