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업, 바이오차로 탄소중립 본격화하려면

2025-07-14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함평군연합회와 함평군 소재 바이오차 업체가 저탄소 농업 실현과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해당 업체는 자체 개발·생산한 바이오차 기술을 기반으로 지역 특성에 적합한 작물 개발과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함평군연합회는 회원 농가를 중심으로 제품과 기술 보급에 나선다고 한다.

이 협약에서 주목되는 ‘바이오차(Biochar)’는 유기물을 산소가 없는 저산소 또는 혐기성 환경에서 고온(400-900℃)으로 열분해(탄화)하여 생성된 고체 탄소물질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고사 후 분해되면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방출된다. 그러나 이를 바이오차로 전환하면 탄소가 고체 형태로 고정되며, 반감기가 500-1,000년에 달할 정도로 분해되지 않아 탄소 고정 효과가 탁월하다.

즉, 바이오차는 단순한 숯이나 재가 아닌, 산소가 차단된 환경에서 연소되어야만 ‘바이오차’로 인정된다. 일반적인 밭에서의 화목 소각은 바이오차가 아니라 숯 또는 재에 해당된다.

현재 전 세계 121개국이 '2050 탄소중립(Net Zero)'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추고 있다. 비록 국내 농업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2%에 불과하지만, 정부는 농업 분야의 탄소 흡수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예컨대, 바이오차 1kg은 2kg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할 수 있으며, 농지 1ha당 40톤을 시용할 경우 농업부문 탄소 감축에 큰 기여가 가능하다.

바이오차는 토양 산도 중화, 수분 보유력과 통기성 향상, 양분 손실 방지, 작물 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농업적 이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차 산업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예컨대, 말레이시아의 카본 플러스(Carbon Plus)는 부킷 셀라(Bukit Selar)에 산업 규모의 탄소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대나무와 팜유 부산물(PKS)을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차 사용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불완전 연소 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나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이 생성될 수 있으며, 이들은 발암성이 있거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 바이오차의 강한 흡착력으로 인해 살충제를 흡착하면 오염이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EBC(European Biochar Certificate) 기준을 마련하고, 국제바이오차이니셔티브(IBI) 역시 안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인증기준을 마련한 국가는 7개에 불과하며, 기준 간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EBC는 동물 분뇨 등 고위험 원료에 대해 엄격한 독성물질 검사를 요구하며, 일본 바이오차협회(JBA)는 목재, 대나무, 벼 껍질 등 제한된 원료에만 적용된다.

바이오차의 과도한 사용은 토양 알칼리화, 작물 생장 저해, 중금속 축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원료의 종류, 숯의 품질,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더욱 정밀한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바이오차는 자체 비옥도가 낮아 비료와 병행하여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토양 내 양분과 경쟁해 오히려 생육을 저해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차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토양 유형, 지역 기후, 재배 작물, 바이오차 원료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지역 맞춤형 실증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전남 지역은 친환경 농업의 중심지이자 바이오차 제조에 적합한 다양한 원료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지역으로 바이오차 생산-소비의 순환 체계 구축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전남 함평에는 이미 바이오차 제조 공장이 존재하며, 이는 전남이 저탄소 농업 전환과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이 중심이 되어 ▲원료별 바이오차 특성 분석, ▲작물별 적용 효과 검증, ▲장기적 환경 안전성 평가 등을 수행한다면, 전남은 바이오차를 통해 △탄소 감축, △농가 소득 증대, △지역 산업 활성화라는 ‘1석 3조’의 성과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증 기반의 과학적 연구와 더불어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기준 정립이 병행되어야 하며, 전남농업기술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2. 미래를 바꾸는 탄소농업. 중앙생활사.

李慧宜, 鄭傑憶. 2022. 農委會欲推生物炭入30萬公頃土壤,學者:風險難估. 上下游新聞(202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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