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생물 종목록, 디지털 플랫폼화 필요해

2025-10-13

기고

2025년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영토 내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과 주택의 규모,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한 국가 기본 통계조사인데, 국가는 이 조사를 통해 인구수, 분포, 직업 등 기초정보를 모아서 정책수립, 지역개발, 학술연구, 기업 의사결정 등에 활용된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로 해양생물 정책을 세우려면 구성원의 목록과 기초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목록과 목차가 없는 책을 떠올려 보라. 정리되지 않은 정보는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관리의 출발점은 목록 정리다. 이를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수산생명자원의 확보·관리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우리나라 해양 종을 분류하고 목록을 작성하며, 법에 명시된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

「2025년 해양수산생물종목록집」에 우리나라 해양생물 16,216종이 기록됐다. 처음 종목록집을 배포했던 2017년보다 3,012종이 늘었는데, 우리나라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해양생물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종목록집은 앞으로 디지털 플랫폼화가 필요하다. 디지털 플랫폼화란 종의 명칭, 특징, 형태 같은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여 정보끼리 서로 연결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2022년 게재된 한 논문*은 이러한 생물 디지털 플랫폼이 물리적으로 산재되어 있던 아날로그적 생물 정보들을 연결하여, 효율적인 연구는 물론이고 학제 간 협업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전염병을 신속히 예측·진단하거나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의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 디지털 기반의 생물종 관리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생물 정보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면,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 감독의 영화 ‘아바타(Avatar)’의 캐릭터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고래처럼 누구나 우리바다에 사는 해양생물에서 영감을 얻어 특별한 캐릭터나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작 뉴턴은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양생물종목록집은 1만 6천여 종에 관한 전문가들의 지식이 집약된 ‘거인’이다. 우리는 그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넓은 바다와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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