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만다린 공세…국내 감귤산지 위기감 고조

2025-04-03

올들어 미국산 감귤 ‘만다린’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에선 만다린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일 본지가 찾은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 2곳과 중소형마트 1곳, 과일가게 1곳에선 미국산 만다린이 과일 매대에 전진 배치돼 있었다. 한 대형마트에선 제주산 ‘진지향’ ‘설국향’ 등 국산 만감류 바로 옆에 진열했다. 만다린 매장 판매가격은 1㎏들이 한팩당 9990원으로, 진지향(1만5990원)·설국향(1만4990원)보다 30% 이상 저렴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에선 1.8㎏들이 상자제품으로 놓여 있었다.

중소형마트 과일 코너엔 만다린이 무포장(벌크) 상태로 수북이 쌓여 있었다. 마트 관계자는 “감귤처럼 손으로 까서 바로 먹으면 된다”면서 “맛도 감귤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과일가게에선 “당도가 높아 젊은 소비자 입맛에 잘 맞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만다린 수입량은 1204.9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01.8t)의 3배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다린 주 판매시기가 3∼5월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수입량은 지난해(2874t)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만다린은 오렌지보다 섭취가 용이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취급량을 전년 대비 10%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 2월 ‘클레멘타인’ 품종의 캘리포니아산 만다린을 직수입했는데 껍질이 얇고 당도가 10∼11브릭스(Brix)로 높아 3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고 전했다.

관세 인하도 미국산 만다린에 날개를 달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르면 올해 미국산 만다린 수입 관세는 9.5%다. 지난해 19.2%보다 9.7%포인트 낮아졌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만다린 식재면적이 10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 현지 공급 과잉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입업체로선 올해는 손익을 따져보는 일종의 실험 기간으로, 무관세로 전환되는 내년엔 수입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산 노지감귤 출하가 조기 종료된 것도 수입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표현찬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사는 “국산 감귤 가격이 설 명절(1월29일) 이후 강세를 보였고 생산량 감소로 출하가 예년보다 빨리 끝나면서 2월 공급 공백기를 틈타 만다린이 치고 들어왔다”고 풀이했다.

백성익 제주감귤연합회장(서귀포 효돈농협 조합장)은 “한라봉은 5월까지 출하하고 카라향은 4월 중순, 하우스감귤은 5월 이후 본격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산 만다린이 시세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만다린

미국에선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는 귤을 ‘만다린(Citrus reticula ta·만다린 오렌지)’이라 통칭한다. 국산 온주밀감, 만감류 ‘진지향’과 크기가 비슷하고 색은 좀더 주황색에 가깝다.

김인경·서효상 기자 wh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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