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테슬라 독일 직원들 하소연
"휴식시간·인력 늘려달라" 공장 노동조건 개선 요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테슬라 독일공장 직원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인력 충원 등으로 노동조건을 개선해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21일(현지시간) rbb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3천명 넘는 테슬라 직원이 ▲ 휴식시간 확대 ▲ 인력부족 문제 해결 ▲ 직원 상대 '횡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IG메탈 소속 테슬라 직원들은 "새 모델Y 생산이 본격화되면 인력 부족 때문에 두세 가지 일을 맡아야 할 것"이라며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실 시간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도 은퇴할 때까지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독일공장 직원은 약 1만1천명이다. IG메탈 브란덴부르크·작센주 지부장 디르크 슐체는 "테슬라 직원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입장을 밝히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3천명 넘는 직원 서명은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IG메탈에는 폭스바겐 등 독일 대부분 자동차업체 직원이 속해 있다. 그러나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테슬라는 독일에서도 산별노조와 교섭을 거부해 노동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IG메탈은 지난해 11월에도 독일공장 직원 83%가 스스로 과로한다고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공장 측은 지난 19일 직원 80%가 업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는 정반대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테슬라 독일공장은 지난해 병가를 낸 직원의 집에 예고 없이 찾아가 꾀병인지 확인했다. 최근에는 급여 지급을 보류하며 건강 상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독일식 노동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안드레 티에리히 테슬라 독일공장장은 이날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금기였지만 반드시 논의해야 할 주제"라며 "우리가 금기를 깬 뒤 다른 회사들도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또 병가율이 공장 소재지인 브란덴부르크주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며 "통계를 보면 독일이 병가 일수에서 단연 앞서 있지만 아무도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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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