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연속 실업자 증가세…구인 구직 미스매치 현상도 갈수록 심각

2025-03-21

[비즈한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청년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게 “정부가 할 일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만드는 것인데, 요즘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와는 달라서 청년들이 기회를 찾기 힘든 것 같다”며 “청년들이 기회를 찾는 새로운 길을 삼성에서 역량을 쏟아 열어주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회장과 이뤄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청년 취업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날을 세워온 이 대표가 이 회장을 만나 청년 취업 문제를 언급한 것은 취업시장을 감싼 냉기가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 수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고, 구직활동 없이 지내는 ‘쉬었음’ 인구는 12개월 연속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실업자 수는 9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5000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 11월에 2만 1000명 감소했으나 12월 17만 1000명이 늘어난 뒤 올해 1월(1만1000명)과 2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아예 쉬고 있는 이들도 급증세다. 2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에 비해 12만 3000명이나 늘어난 269만 7000명으로 300만 명에 육박했다.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월 3만 명이 늘어난 뒤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와 일할 사람을 구하는 구인회사 간에 미스 매치도 심각해지고 있어 취업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정부 운영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 구인·구직 통계를 보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수와 회사가 채우려는 일자리 숫자 간에는 차이가 2배 이상이나 났다. 또한 구직자가 찾는 일자리 조건과 회사가 원하는 채용 조건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년(2024년 2월~2025년 1월) 사이 워크넷을 통해 기업이 새로 사람을 구하는 신규 구인의 경우 월평균 17만 8762건이었다.

이에 반해 새로 일자리를 신청한 신규 건수는 월평균 37만 4365건으로 구직과 구인 간에 2.1배 차이가 났다. 일하려는 사람에 비해 공급되는 일자리는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인 것이다. 특히 건설업 경기가 최근 악화하다 보니 일용직 자리는 경쟁이 치열했다. 일용직으로라도 일자리를 원하는 신규 구직 건수는 월평균 3만 2148건이었던데 반해 일용직으로 나온 신규 구인은 월평균 480건에 불과했다.

학력이나 임금에서도 구직자와 구인회사 간에 차이가 컸다. 최근 1년간 신규 구직 신청자 중 학력을 밝힌 34만 2783명(월평균) 가운데 4년제 대학교 졸업자는 9만 6218명, 대학원 졸업 이상 학력자는 8965명으로 이들 고학력자의 수는 전체 신규 구직자의 30.7%에 해당하는 10만 5108명이었다.

이에 반해 회사에서 내놓은 신규 구인 중 4년제 대학교 졸업자 구인은 월평균 1154명에 불과했다. 구직자가 일자리에 비해 61.9배나 많았던 것이다. 심지어 대학원 졸업 이상 학력자를 찾는 신규 구인은 월평균 92명에 그쳐, 구직자가 일자리에 비해 97.4배나 많았다. 이처럼 고학력자를 원하는 구인은 전체 신규 구인 인원의 1.0%에 불과해 고학력 청년층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구직자와 구인회사 간 원하는 학력에서 차이가 벌어지다 보니 임금에서도 커다란 시각차를 보였다. 최근 1년간 신규 구직 신청자 중 원하는 임금을 밝힌 32만 2613명(월평균) 가운데 250만 원 이상 임금을 바란 이들은 가장 많은 16만 8459명으로 52.2%나 됐다. 200만 원 이상 ~250만 원 미만의 임금을 원하는 이들이 14만 1646명(43.9%)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회사에서는 200만 원 이상 ~250만 원 미만의 임금 지급 조건을 찾는 신규 구인이 월평균 8만 4260명으로 전체 신규 구인 17만 8762명의 47.1%로 가장 많았다. 250만 원 이상을 조건으로 한 신규 구인은 월평균 6만 2681명(35.1%)이었다. 250만 원 이상 임금을 원하는 구직자가 같은 조건을 내건 구인 자리보다 2.7배나 많은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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